의사들이 익명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의료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의사를 향해 신상털기와 원색적 비난을 일삼고 있다는 폭로가 나왔다. 정부는 즉각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3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의 한 수련병원에서 일반의로 근무하는 A씨는 자신의 블로그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의사 커뮤니티에서 벌어지는 집단 린치를 폭로한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A씨는 "저는 특정 익명의 의사 커뮤니티에서 몇 주간 지속적으로 실명을 포함한 신상정보 공개, 허위사실을 포함한 명예훼손, 협박, 각종 모욕과 욕설을 포함한 극단적인 집단 린치를 당하고 있어 이를 폭로하고 도움을 구하고자 글을 쓰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2월 정부에서 '의과대학 정원 증원'와 '필수의료패키지'를 발표했다. 그 이후 대부분의 전공의들이 수련을 중단했다"며 "그렇지만 그만두지 않은 사람들도 많았고, 그 후로 커뮤니티에서는 수련을 지속하는 사람들에 대한 강한 비난 여론이 형성됐다"고 짚었다.
이어 "수련을 그만두지 않은 사람들에 대한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부역자', '감귤'이라 부르며 박제하고 비난하는 일이 계속해서 일어났다"며 "의사 커뮤니티의 적극적인 익명 보호 정책에 힘입어 그런 움직임은 전혀 제지받지 못하고 반년이 훌쩍 지난 지금까지도 점점 심해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감귤'은 처음에는 이 사태에도 수련병원에서 수련을 받는 수련의만을 지칭했으나, 나중에는 수련병원에서 일반의로 근무하는 '촉탁의'도 비난의 대상이 됐다"며 "저도 이 사실을 알고 있긴 했지만, 경제적으로 선택지가 없어져서 한 병원에서 근무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A씨는 의사들만이 가입할 수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자신에 대한 익명의 원색적 비난에 고통을 호소했다.
그는 "매주 올라오는 글에는 제 이름이 박혀있고, 저를 비난하면서 욕설과 협박을 한다"며 "제 기준에서는 말도 안 되는 비난임에도 그 글에 수백명이 추천을 누르고 저를 비난하고 욕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평일에는 조용하다가도 약속이라도 한 듯 토요일마다 게시글이 올라오고, 볼 때마다 손발이 부들부들 떨리고 가슴이 쿵쾅거리고 얼굴이 화끈거린다"며 "일면식도 없는 누군가가 강렬한 악의를 가지고 저를 추적하고, 조롱하고 비난하는 게 화가 나면서도 동시에 두려워서 수시로 가슴이 조여오고 밤에는 가슴이 두근거려서 잠이 잘 들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실제 A씨가 첨부한 사진들을 보면, A씨에 대해 욕설을 섞어가며 원색적인 비난을 하는 익명의 글들이 다수 있다. 심지어 A씨의 부모에 대한 욕설도 서슴지 않았다.
A씨는 자신에 대한 과도한 비난을 주도하는 인물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저에 대한 지금의 음해를 주도하는 한 인물이 있다고 생각하며, 그 사람이 정당한 법적 처벌을 받길 원한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는 즉각 해당 게시글을 확인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