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030 청년층이 특별한 이유 없이 일하지 않는 '쉬었음' 인구 증가를 주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층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 부족과 경기 둔화가 원인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 고용분석팀 오삼일 팀장과 이수민 과장은 최근 주요 고용지표가 양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올해 들어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쉬었음 인구'에 눈에 띄게 늘고 있다고 2일 밝혔다.
비경제활동인구는 육아‧가사와 교육기관 통학, 취업‧진학 준비, 연로‧심신장애, 쉬었음 등으로 구분한다. 쉬었음 인구는 특별한 이유가 교육훈련 없이 노동시장에 참여하지 않기 때문에 잠재적인 노동력 손실을 나타낸다.
지난해 평균 쉬었음 인구는 비경제활동 인구 중 14.5%(235만명)를 차지한다. 하지만 올해 4월 사상 처음으로 15%를 돌파한 쉬었음 인구 비중은 지난 9월 15.7%까지 치솟았다.
이 같은 쉬었음 인구 증가는 취업 경험이 있는 청년층(25~34세)이 주도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한 2020년 3월 처음으로 20%를 넘은 청년층 쉬었음 인구 비중은 지난해 말 23.1%로 3.1%p 상승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급등해 지난 9월 기준 29.79%까지 6.69%p 뛰어올랐다. 코로나19 기간보다 올해만 2배 넘게 늘어난 셈이다.
청년층 쉬었음 인구가 일자리를 그만둔 이유를 보면, 자발적으로 그만두고 쉬는 경우가 2020년 3월 11.4%에서 지난 9월 14.26%로 꾸준히 증가하는 가운데 비자발적으로 쉬는 경우는 지난해 말 3.47%에서 올해 9월 6.87%로 크게 늘었다.
한은은 청년층의 자발적 쉬었음 증가 추세의 원인으로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한 '미스매치 현상'을 꼽았다. 고용의 질은 종사상지위(근로형태)의 안정성과 비자발적인 36시간 미만 근무 등 근로시간 부족, 실직위험 등 3가지 기준으로 산출한다.
이 과장은 "청년층 고용의 질은 팬데믹 이후 큰 폭으로 하락한 뒤 여전히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는 등 추세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면서 "청년층은 교육수준이 높고 일자리를 자발적으로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 일자리 선택의 기준이 높은데,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한 미스매치 현상이 청년의 자발적인 노동시장 이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년층의 비자발적 쉬었음 인구 증가에 대해서는 일자리 미스매치와 기업의 경력직 및 수시 채용 선호 등 구조적 요인 외에 경기적 요인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과장은 "청년층의 쉬었음 상태가 장기화하면서 이들이 노동시장에서 영구 이탈하거나 니트족(일하지 않고 훈련이나 교육도 받지 않는 청년)화 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면서 "향후 청년층 쉬었음 인구가 노동시장에 다시 진입하면서 구직활동을 재개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나, 이 과정에서 청년 실업률이 단기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