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제2차 세계대전 승리를 기념하는 내년 전승절 행사에 북한군 부대를 초대했다. 방러 가능성이 제기돼왔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한군과 함께 러시아를 방문할지 관심이 모인다.
30일(현지시간) 러시아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북한에 방문한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러시아 국방장관은 김 위원장과 만나 내년 5월 9일 러시아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열리는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 북한군 부대 파견을 초청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긍정적 결정을 기다린다"고 밝혔다.
전승절은 소련이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에서 나치 독일에 승리한 날을 기념해 매년 5월 9일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진행하는 행사로, 러시아는 다양한 군부대와 무기를 선보이며 군사력을 과시한다. 특히 내년은 전승절 80주년이어서 성대한 행사가 예고된 상태다.
러시아가 열병식에 북한군을 초대하면서 김 위원장의 전승절 참석 여부에도 관심이 모인다. 지난 6월 평양 북러 정상회담에서 푸틴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모스크바 답방을 기다리겠다"고 말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과 관련해 러시아에 무기와 병력을 제공한 것으로 의심되는 북한이 열병식까지 참가하면 러시아의 확실한 동맹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다.
김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미 대통령에 취임해 우크라이나 전황이 급변하기 전에 서둘러 러시아를 찾을 수 있다는 예상도 있다. 이 경우 미 대통령 취임식 전인 내년 1월이나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 3주년을 맞는 2월 등이 방러 시기로 거론된다.
한편 1박 2일간 북한을 방문했던 벨로우소프 장관은 평양 해방탑과 만경대를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해방탑은 1945년 북한이 해방되는 과정에서 전사한 소련 병사들에게 감사를 표하기 위해 1946년 8월 15일 세워진 기념물이다.
벨로우소프 장관은 김일성 주석 생가인 만경대도 찾았다. 벨로우소프 장관은 만경대 감상록에 "조선 인민에게 복리와 평화가 깃들기를, 강력한 국가를 건설하는 데서 새롭고 위대한 승리를 이룩하기를 바란다"는 글을 남겼다.
이후 벨로우소프 장관은 평양 순안공항에서 노광철 국방상과 정경택 북한군 총정치국장 등의 환송을 받으며 귀국길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