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정 협의체, '의'마저 빠지나…"내달 1일 회의가 데드라인"(종합)

'반쪽짜리' 오명에도 의학회·의대협회 참여로 개문발차
출범 3주 앞두고도 '2025학년도 의대정원' 논의 답보
두 단체, 내부적으로는 '참여 중단' 쪽으로 사실상 가닥
내달 1일 협의체 전체회의 후 탈퇴 여부 최종 결정될 듯

한덕수 국무총리(오른쪽 두번째)가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여·야·의·정 협의체 1차 회의' 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전공의와 야당의 불참으로 '반쪽짜리'란 지적을 받아 온 여·야·의·정 협의체에 참여 중인 의료계 단체인 대학의학회가 '참여 중단'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협의체 출범 3주가 돼가는 시점에서 여전히 정부의 전향적 태도 변화가 없는 데다,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체제로 전환한 대한의사협회(의협)의 탈퇴 압박도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대한의학회는 협의체에 함께 참여 중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의대협회)와도 이 같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의대협회의 논의 결과를 토대로 조율을 거쳐 공동으로 공식 입장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료계 학술단체인 대한의학회는 이날 오전 임원회의에서 협의체 참여 여부를 두고 논의한 결과 '탈퇴' 쪽에 기운 것으로 알려졌다.
 
의학회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협의체 참여 지속에 대해) 일단은 다 부정적인 기류가 많았다"며 "오늘 저녁 의대협회가 의견을 모은 내용을 좀 들어보고 같이 (입장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두 단체가 (협의체에) 들어갔는데 의학회만 일방적으로 거취를 발표하는 건 모양새가 좋지 않다. 국민들에게도 (관련 설명 없이) 갑자기 이런 결정을 내리는 건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어떤 결정이든 소상하게 (원인에 대해) 설명을 드릴 것"이라고 부연했다.
 
의학회가 '협의체 탈퇴'를 고려하게 된 배경엔 당정의 태도에 '진정성이 없다'는 이유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수능성적 발표가 1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부가 여전히 2025학년도 의대 정원 관련 '절대 조정 불가'란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점이 특히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의·정 사태 출구를 찾고자 '의료계 대표' 격으로 참여한 협의체 논의가 제자리걸음인 상황에서 의료계 내부의 비판과 분란을 더 이상 감수할 이유가 있냐는 것이다.
 
박형욱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전날 열린 첫 회의 결과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또 협의체를 띄운 장본인인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협의체 회의엔 참석하지 않으면서, '경북 국립의대 신설'을 강력히 지지한다고 밝힌 점도 참여 여론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이에 의학회는 다음 달 1일 협의체 전체회의를 사실상 마지막 '데드라인'으로 보겠다는 입장이다.
 
협의체 전체회의는 매주 일요일마다 열려 왔는데, 당일 회의가 수능 성적 발표 전 마지막 전체회의다. 이때까지 내년도 의대 정원 관련 진전된 논의가 없을 경우, 의학회와 의대협회는 해당 회의를 마지막으로 협의체를 빠져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저녁 학장들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인 의대협회도 내부적으로는 '참여 중단' 기류가 이미 우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의협 비대위도 전날 발표한 2차 비대위 회의 관련 브리핑문을 통해 "대한의학회와 의대협회가 알리바이용 협의체에서 나올 것을 요청드린다"며 두 단체의 탈퇴를 재차 종용했다.
 
이어 "정부는 의대 교육환경 파탄을 막을 대책은 만들지 않으면서 알리바이용 협의체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국민을 속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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