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인구위기를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동아시아 3국(한국·일본·중국)이 관련 사회인식 변화를 위해 머리를 맞댄다.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복지인재원은 29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소재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동대문에서 '저출생 관련 사회인식 변화를 위한 주요 사례 및 정책방향 모색'을 주제로 2024년 제2차 한·일·중 인구포럼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올해 1차 한·일·중 인구포럼은 앞서 지난 9월 '동아시아 3국 2030의 사회인식에 기반한 저출생 정책의 시사점 모색'을 주제로 열린 바 있다.
후속 성격인 이번 포럼에서는 저출생 추세 반전을 위해 사회적 인식 변화와 문화 조성 등에 기여한 3국 각계각층의 주요 사례를 살펴보고, 정책적 개선방향에 대해 논의한다.
먼저 경제계의 '일·가정 양립 문화 조성사례'에 대해서는 가족친화우수기업으로 선정된 ㈜남경엔지니어링 윤태열 대표와 일터혁신 우수인증 기업인 테크빌 교육㈜ 박기현 에듀테크부문 대표가 발제자로 나선다.
남경엔지니어링은 코로나19 유행기간(2020년 3월~2023년 4월) 영유아 대상 '가족 돌봄실'을 운영해 직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맞벌이 부부가 많아진 시대상에 발맞춰 육아부담을 덜어주고자 기획됐던 이 공간은 검증된 전문보육교사(책임 교사)와 조기교육이 가능한 원어민 교사를 배치했다는 것이 특징이다.
주중에는 자녀의 성장발달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다양한 학습과 놀이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었고, 주말에도 교구 및 장난감을 비치해 직원들이 자녀와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자체 출산장려금 지급과 육아기 단축근로제 도입은 물론 임금 감축 없는 '맞춤형 가족돌봄 단축근무'(배우자 산후조리기간 첫째아이 돌봄이 필요한 상황) 등을 통해 직원들의 '워라밸' 증진에 힘썼다는 평가다.
테크빌교육 또한 △선택근무제 △재택근무제 △징검다리 휴무제 △특별휴가 등 유연근무 활성화 이후 유(有)자녀 직원들의 '근무환경·복리후생 만족도'가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업은 지난 2016년 자동육아휴직제를 도입한 이래 여성 육아휴직 사용률이 '100%'인 것으로 파악됐다. 육아휴직자 중 남성 비율도 50%에 이르는 등 '육아 지원제도를 눈치 보지 않고 활용하는 문화' 조성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아울러 일하는 방식의 선도적 개혁으로 '사내 출산율 3배 급증'을 이끌어낸 이토추상사(ITOCHU Corporation)의 고바야시 후미히코 부사장도 '노동생산성의 향상이 출산율 개선에 미친 효과 (Effects of Enhanced Labor Productivity on Improved Birthrates)에 대해 발표할 계획이다.
일본 5대 종합상사 중 하나인 이토추상사는 야근(오후 8시 이후 근무)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아침형 유연근무제'(오전 5~8시 출근해 오후 3시 이후 퇴근)를 도입한 뒤 생산성과 출산율을 동시에 잡은 '기적의 회사'로 주목받아왔다. 이토추 직원들의 합계출산율은 2012년 0.60명에서 2021년 기준 1.97명까지 올랐다.
이후 중국의 일·가정 양립 우수기업 사례에 관해서는 중국 인구 및 개발 연구센터(CPDRC) 추이링 장 선임연구원이 발표한다.
한편, 이 자리에서는 청년층의 만남 주선 등 저출생 인식 개선을 위해 다각도로 활동 중인 종교계의 사례들도 공유된다.
교계에서 저출생 인식 변화 교육 등을 맡고 있는 한국교회총연합 윤대용 과장, 만남템플스테이인 '나는 절로' 프로그램을 담당 중인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복지재단의 최현 팀장이 각각 발표를 진행한다.
마지막 순서로는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 이인실 원장이 좌장을 맡은 가운데 최슬기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상임위원, 계명대 언론광고학부 류진한 교수, 최현 팀장과 일본·중국의 경제계 분야 발표자가 한데 모여 종합토론을 이어간다. 이들은 가족친화 문화 조성과 사회적 인식 변화를 위한 정책적 개선점 및 민간의 역할 등에 대해 지혜를 모을 예정이다.
이날 행사는 저출생 정책에 관심 있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복지부 인구정책총괄과 유튜브 채널('아이와 함께, 감탄생활 with 보건복지부')을 통해 온라인 생중계된다.
은성호 복지부 인구사회서비스정책실장은 "저출생 추세 반전을 위해 노력하시는 기업·종교계 등 각계각층에 감사를 드린다"며 "정부는 한국과 일본·중국의 우수사례를 참고해 긍정적 결혼·육아 인식 확산과 일·가정 양립 문화 조성을 위해 범사회적 노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