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28일 서울성모병원을 방문해 "정부가 이른둥이 출산·치료·양육 전 과정에 대한 지원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신생아집중치료실에서 소중한 생명을 살려내는 모습을 본 뒤에는 "대통령이 된 이후 가장 진한 감동이었다"며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지난 9월 국내 최초로 자연임신으로 출생한 다섯쌍둥이가 입원해 있는 서울성모병원을 찾았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9월 체코 순방 중 다섯쌍둥이 출산 소식을 듣고 탄생 축하 메시지를 전했고, 유혜미 저출생대응수석을 통해 축하 편지와 선물을 전달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의 병원 방문은 올해 들어 13번째로, 현직 대통령의 신생아집중치료실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병원에 도착한 윤 대통령은 병원에 도착해 마스크와 방호 가운을 착용하고 손소독 후 다섯쌍둥이가 입원해 있는 신생아집중치료실을 찾았다. 이어 의료진으로부터 이른둥이들의 건강상태와 치료 상황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다섯쌍둥이 출산 부부와 인사를 나눈 윤 대통령은 "정말 축하합니다. 온 국민이 다 축하합니다"라며 "아이들이 이제 건강하게 잘 퇴원하고 커야죠"라고 다시 한번 축하를 건넸다. 이어 "저도 태어날 때 이른둥이로 태어났다"며 다섯쌍둥이 중 첫째 아이인 새힘이의 눈을 바라보며 "아이고, 아이고. 날 보며 웃는 것 같네요"하며 함께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이후 윤 대통령은 다섯쌍둥이 등 이른둥이 부모들과 의료진들로부터 현장의 의견을 청취하는 간담회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사회환경이 크게 바뀌어서 이른둥이 출산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며 "엄마와 아기가 함께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부터 먼저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어 "임산부의 응급상황에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모자 의료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현재 최대 1000만 원까지 지원되는 의료비 지원 한도를 대폭 상향해 부모님의 의료비 부담을 완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른둥이를 비롯한 신생아와 고위험 산모 집중치료실에는 보상을 강화하고, 1.5kg 미만 소아 대상 수술과 같은 고난도 의료행위에 대해서는 수가를 인상해서 의료진에게도 힘을 실어드리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간담회에서 다섯쌍둥이 아빠인 김준영씨는 "저희 아이들이 태어났을 때, 바쁜 순방 일정 중에도 대통령님께서 축하와 격려를 보내주셔서 감사드린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어 "저희와 같은 일반 직장인 부부는 아이들의 의료비를 감당할 만한 능력이 있나 걱정이 된다"며 "경제적 걱정이 탄생의 기쁨을 가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애로사항을 전달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라며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尹 "의료개혁은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것"
윤 대통령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출산 후부터가 아닌 임신할 때부터 국가가 챙겨줄 수 있도록 지원을 검토해보라"고 주문했다. 또 "행위 수가 뿐만 아니라 정책 수가를 더 지원해야 하는 건 아닌가 싶다"고 하자, 조 장관은 "올해까지는 중증수술 등 900여개 수가를 정상화하고 지금 27년까지는 저수가 문제를 해소하겠다"며 "수가 인상으로도 부족하면 재정 보전을 통해서라도 보상을 강화하는 방안을 찾겠다"고 답했다.
아울러 "의료개혁을 추진하면서 병원도 많이 다니고, 산업현장도 다녔지만 오늘 신생아집중치료실을 본 것이 대통령이 된 이후 가장 진한 감동이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의료인들의 의료소송 부담을 줄이는 책임보험 제도 등에 대해 법무부, 보건복지부, 금융위원회가 논의 중"이라며 "의료개혁은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것이고 그 중 핵심 중의 핵심이 여러분이 맡으신 분야"라고 밝혔다.
이후 내년에 돌을 맞이할 다섯쌍둥이, 최근 두 돌을 맞이한 세쌍둥이 등 8명의 아이들에게 한복을 선물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다섯쌍둥이 등 이른둥이 부모, 서울성모병원 윤승규 병원장,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및 간호부 등 의료진이 참석했으며, 정부에서는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대통령실에서는 성태윤 정책실장, 유혜미 저출생대응수석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