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8월 8~9일 尹 골프는 사실"…'盧 골프' 언급했다 사과

"8월 8~9일 계룡 구룡대 라운딩은 사실…영관급, 부사관들과 쳤다"
"참석했던 부사관은 '로또 당첨된 기분' 감격했다"며 "이런 대통령 계셨나" 반문
金 "盧 대통령도 거의 매주 운동" 발언에 野 "근거 대라, 사자명예훼손 해당" 항의
盧정부 출신 의원들 "사실무근" 지적에 金 "확인한 건 아니었다…사과한다"

김용현 국방부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8월 8~9일 휴가 기간 군 골프장에서 골프를 친 사실을 인정했다. 사진은 지난 2023년 8월 18일 워싱턴DC 인근 미국 대통령 공식별장인 캠프 데이비드 헬기장에 도착해 골프 카트를 타고 이동하는 모습.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음. 연합뉴스

김용현 국방부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8월 8~9일 휴가 기간 군 골프장에서 골프를 친 사실을 인정했다.

김 장관은 28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골프 라운딩 사실에 대해 묻는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 질문에 "대통령이 8월 8~9일 계룡 구룡대에서 운동한 것은 사실"이라고 답했다.

당시 대통령경호처장이었던 김 장관은 "대통령이 휴가를 갈 때 일정을 짜는 과정에서 저한테 말했다"며 "이번 휴가는 휴가 지역이 군 지역이니 장병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갖도록 일정에 반영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장병들과 농구도 하고 축구도 하고 라운딩도 하셨다"며 "안보 태세 점검 차원에서 (계룡대) U-3 벙커도 둘러보고 통수권자로 장병들 격려하는 시간을 갖도록 해달라고 해서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8월 8~9일 운동할 때도 장병들 가운데 가장 고생하는 영관급 실무자들, 부사관들과 함께 라운딩을 하고 격려 만찬까지 했다"며 "참석했던 부사관 한 분은 '내가 대통령님하고 라운딩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로또 당첨된 것 같은 기분으로 했다, 평생 잊을 수 없는 영광된 자리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서 눈물을 글썽였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장병들을 위해서 휴가 기간에 이렇게 하고 있는데 이게 비난받을 일이냐"며 "역대 대통령 가운데 통수권자로서 장병들에게 함께 라운딩을 하시고 함께 격려 식사하시는 이런 대통령이 어디 계셨나"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의 국방부와 수감기관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얼굴을 만지고 있다. 윤창원 기자

다만 답변 과정에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도 골프를 즐겼다고 언급해 야당 의원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다. 김 장관은 "어떤 위원님께서 지적하셨듯이 노무현 대통령님도 거의 매주 운동을 하셨다. 앞뒤 팀, 두세 팀 다 빼고 하셨는데 안전 문제 때문에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다"며 "인정하실 것은 인정하셔야지, 고생하는 부사관과 영관장교 실무자들하고 운동하시는 것까지 이렇게 정치적으로 공세를 하시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민주당 박선원 의원은 "매주 노무현 대통령이 골프를 쳤다는 근거를 대라. 내가 (노 대통령 임기) 5년 내내 청와대에 있었는데 그런 것 없었다"고 반박했다. 같은 당 김병주 의원도 "노 대통령이 매주 골프를 쳤다는 것은 명백한 거짓말"이라며 "마치 매주 골프를 치면서 국정을 등한시한다는 뉘앙스로 들릴 수 있기 때문에 명예를 명백히 훼손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제발 뭘 이야기할 때 팩트를 확인하고 오라"며 "임의로 생각해서 말하지 말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김 장관은 "오해가 있었다면 정정하겠다"며 한 발 물러섰다. 민주당 김민석 의원이 "진지한 사과를 할 것이냐"고 재차 따져 묻자 "사과 말씀을 드리겠다"며 "표현이 과했다면 정말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다만 "제 얘기가 아니고 어떤 위원님께서 말씀을 공개적으로 하셨고, 여기에 기반해서 이야기했다"며 "확인을 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이에 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제가 노 대통령 비서관이었는데, 골프를 좋아하시지 않는다. 잘 치지도 못하셨다"며 "돌아가신 지 오래되신 노 대통령에게 적대적인 감정에 기초해서 사실도 아닌 이야기를 왜 하나. 거두절미하고, 조건을 붙이지 말고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김 장관은 "말씀을 존중한다"며 "그 발언에 대해 사과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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