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조영숙 (여성국극 1세대 배우)
여러분 여성 국극을 아십니까? 판소리와 연극이 합쳐진 공연인데요. 배우는 모두 여성입니다. 즉 남성 역할도 여성 배우들이 연기하는 우리나라 전통 극 예술이죠. 1950년대에 큰 사랑을 받다가 60년대부터 점차 사그러들기 시작해서 지금은 겨우 명맥만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최근에 여성 국극을 소재로 한 드라마 정년이가 큰 인기를 모으면서 여성 국극에 대한 관심이 폭발하고 있죠. 혹시 지금도 국극 배우들이 활동을 하고 있을까? 제가 궁금해서 찾아보니까요. 올해 연세 아흔의 배우가 지금도 무대에 서고 있었습니다. 오늘 화제의 인터뷰 1세대 국극 배우 조영숙 명인 만나보죠. 조 명인 님 어서 오십시오.
◆ 조영숙>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김현정> 반갑습니다. 세상에, 올해 연세가 아흔이시면 1930…
◆ 조영숙> 4년생.
◇ 김현정> 1934년생.
◆ 조영숙> 네.
◇ 김현정> 그런데 어쩌면 이렇게 고우세요? 아니, 요즘 여기저기서 여성 국극 얘기하고 여성 국극에 대해 다시 주목하고 이렇게 인터뷰 요청도 하고 이런 거 보시면서 기분이 어떠십니까? 선생님.
◆ 조영숙> 너무 참 한마디로 말해서 감격스럽죠.
◇ 김현정> 감격스러우세요.
◆ 조영숙> 그리고 모두 관심을 가져주신 여러분들이 <정년이>를 만들어주신 분들이든가 모든 사람들이 너무 고맙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 김현정> 드라마 <정년이>는 혹시 보셨습니까?
◆ 조영숙> 예, 봤습니다.
◇ 김현정> 보셨죠? 어떠셨어요?
◆ 조영숙> 그게 제 어릴 때 처음 입단했을 때 그 모습 그대로 단발머리 학생으로 있다가 들어갔거든요. 여성 국극이 뭔지도 모르고 들어갔어요. 그랬는데 여자들만 연극한다고 그래서 갔더니 알고 보니까 여성 국극이더라고요.
◇ 김현정> 그 생각이 나셨어요? 그 시절. 김태리 보니까 나 같다, 이런 느낌이 드신 거예요?
◆ 조영숙> 너무 잘하셔서 너무 고맙고 한 번 본 일이 있는데 체격이 작은 줄 알았더니 드라마에서 그 열창을 하는데요. 너무너무 고맙고 너무 아주 그냥 너무 예뻐.
◇ 김현정> 너무 예뻐. 체격이 자그마한데 그냥 소리가 쩌렁쩌렁.
◆ 조영숙> 그럼요.
◇ 김현정> 아니, 그걸 전공한 사람도 아닌데 직접 다 하더라고요, 직접.
◆ 조영숙> 그러니까요. 너무 고맙죠. 너무 잘했어요. 일품이더라고요, 아주.
◇ 김현정> 그나저나 지금 여성 국극인이, 활동하는 국극인이 몇 명 정도나 될까요?
◆ 조영숙> 지금 제대로 하는 사람 한 5~6명 되나요? 4~5명. 제대로 하는 사람.
◇ 김현정> 4~5명.
◆ 조영숙> 하나 둘 셋 넷 다섯. 한 너댓 명 되나.
◇ 김현정> 너댓 명. 최고령은 우리 조영숙 선생님이실 테고, 아흔. 그럼 최연소, 그러니까 제일 나이 어린 배우는?
◆ 조영숙> 내 제자. 애제자 황지영이 32살.
◇ 김현정> 32살. 그럼 32세부터 90세까지 있는. 그런데 너다섯 명.
◆ 조영숙> 8세부터 그거를 했고 그러니까 연령에는 구애되지 않고 그러나 창은 오래 해야지.
◇ 김현정> 깊어지죠.
◆ 조영숙> 공력이 있어야 되니까.
◇ 김현정> 그렇죠. 그렇죠.
◆ 조영숙> 그런데 너무너무 잘하죠, 지금 한 20년도 훨씬 넘게 모두 했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 김현정> 아니, 1950년대가 가장 이 전성기였는데요. 여성 국극이. 선생님께서는 처음에 어떻게 국극단에 들어가게 되셨어요?
◆ 조영숙> 그러니까 저는 이북에서 피난 나와 가지고 부모님이 전남 광주시니까 거기에 친척집으로 내가 가서 있다가 거기서 야, 야, 외갓집에는 못 가죠. 피난 내려와서 외갓집 빨치산 때문에 못 갔어요. 잡아가려고 그래서. 그러니까 광주에서 사촌 언니 집에 피신 올라와 있는데 여자들만 연극하는데 한번 가볼래? 그래서 그건 내가 학창시절에 조금 했거든요.
◇ 김현정> 연극을 좀 하셨어요.
◆ 조영숙> 할 수 있겠다고 그러는데 간 게 여성 국극단이에요. 임춘앵 씨 단장 51년도.
◇ 김현정> 영숙아, 영숙아, 저기 여자들만 연극하는 게 있는데 한번 가볼래? 그런데 그때만 해도 인식이 요즘이야 배우 하면 탤런트 하면 최고지만 그때만 해도 아유, 딴따라니 막 이럴 때였잖아요.
◆ 조영숙> 딴따라가 아니라 오죽하면 기생들이 한다고 그랬잖아. 창을 하니까.
◇ 김현정> 기생이라고.
◆ 조영숙> 내가 활동할 때도 학부형들이 와가지고 기생 되려고 거기 가느냐고 애들을 데리고 가고 막 구름 같았죠, 애들이. 지금은 그게 아니에요.
◇ 김현정> 그런 소리를 들으면서도 나는 국극이 좋아, 국극 할래 하셨던 거는 왜 그러셨을까요?
◆ 조영숙> 그때는 사실은요. 먹고 살려고. 졸업장이 있습니까? 이북에서 넘어와서 뭐가 있어요? 아무것도 없잖아요. 그런데 언니 집에서 어머니가 갖다 준 쌀로 그냥 밥 얻어먹고 있기가 너무너무 참 미안하고 그랬는데 거기서 연극을 한다고 그러니까 아무것도 할 게 없어요. 아무것도, 그때는. 그래서 전쟁통에 밥이라도 먹는다 하고 들어간 게.
◇ 김현정> 그러셨구나. 아니, 저는 사실은 너무나 이 연극이 매력적이고 이런 얘기하실 줄 아는데 그게 아니라 우리 어르신은.
◆ 조영숙> 구경도 못했죠, 나는.
◇ 김현정> 먹고 살려고. 입에 풀칠하려면 내가 할 수 있는 걸 해야 됩니다. 이런 이야기를. 그렇게 시작한 국극. 그런데 언뜻 생각하면 왜 남자 배우 없이 여자들끼리만 하지? 남자 역할은 남자가 하면 좋을 텐데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왜 여성들끼리만 극을 한 거죠?
◆ 조영숙> 글쎄요, 일본에는 다카라즈카가 있고 중국에는 월극이 있잖아요. 여자들만 하거든요. 그러니까 아마 48년도쯤 돼서 아마 여자들만 한번 해보자. 그러나 창을 하는 사람들은 그때 전부 기적에 있는 사람들이지 보통 큰애기들은 하나도 없었거든요. 나이 먹은 사람들이고. 그래서 그 사람들이 <옥중화>를 한 게 48년도. 그래서 망했죠. 그래서 49년도에 <햇님달님>, 그거를 하면서 조금 체계적으로 연극의 틀이 잡히고 그러니까 좀 대박이 난 거였죠.
◇ 김현정> 그렇게 된 거군요.
◆ 조영숙> 그리고 임춘앵 선생님이 <햇님달님> 후편이라 해서 <황금돼지>를 했는데 6.25가 나버렸죠.
◇ 김현정> 지금 이게 여러분 6.25 전 얘기입니다. 이게 얼마나 오래 된. 6.25 터지기 전 얘기예요. 세상에, 세상에.
◆ 조영숙> 전쟁통에 나는 들어간 거죠. 피난 내려와 가지고.
◇ 김현정> 가장 많이 맡으셨던 역할은 그럼 어떤 역할 맡으셨어요? 선생님.
◆ 조영숙> 저는 코믹한 연기죠. '삼마이'라고 쌈마이, 쌈마이 그러는데 일본 말이잖아요. 지금 생각하면 코미디, 개그, 그런 쪽의 저기고 연극은 아주 제대로 배웠어요. 우리는. 유명한 선생님들 전부 연출 선생님을 모셔다가 저기 했고 또 순국 배우, 돌아가신 정유란 선생님이나 고선혜 선생님 이런 분들도 같이 이렇게 우리하고 같이 연기를 하셨으니까.
◇ 김현정> 아주 혹독하게 훈련도 받으셨어요?
◆ 조영숙> 혹독하게 받았죠.
◇ 김현정> 눈물 쏙 빼게.
◆ 조영숙> 그야말로 이건 스파르타도 그런 스파르타가 없었어요.
◇ 김현정> 예를 들면 어떤 식이었어요? 예를 들면 어떤 식의 스파르타 훈련.
◆ 조영숙> 만약에 너 여기 나가서 이렇게 이렇게 해. 틀리죠? 들어오면 그냥 다짜고짜 틀렸다 하면 그냥 (손이) 올라오는 거예요. 지금은 큰일 나죠. 폭행죄로. 그냥 올라와요.
◇ 김현정> 무대에 섰는데 어디서 대사 틀리거나 틀렸어요. 그러면 그냥 바로 (손이).
◆ 조영숙> 나오면 그냥. 그러니까 우리 임춘앵 선생님은요. 우리가 무대에서 연극을 하면 다 보셔요. 선생님은 안 나가시니까 그 장면에는. 이렇게 봤다가 누구누구누구 군무를 쳐도 하나가 약간 틀리잖아요. 아주 그냥.
◇ 김현정> 아주 호되게 혼을.
◆ 조영숙> 영락없이 때려.
◇ 김현정> 그러니까 여성 국극의 간판스타이자 조영숙 선생님의 선배, 스승, 이렇게 임춘앵 선생님이 그런 분이시죠? 그분한테 이런 혹독한 스파르타식 훈련으로 국극인으로 성장하신 건데요. 제가 듣기로는 춘향전의 방자 역할을 가장 많이 맡으신 분이다.
◆ 조영숙> 방자 역할이 자랑이 아니라 대한민국에서 아마 없다고 모두 그렇게 합디다.
◇ 김현정> 조영숙 하면 방자. 대한민국 방자 하면 조영숙, 이 정도로 불리셨다면서요?
◆ 조영숙> 네.
◇ 김현정> 선생님 그러면 지금 이게 아침에 이 생방송으로 가능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만 괜찮으시다면 방자의 이 대사와 노래 한 소절 가능하실까요? 지금.
◆ 조영숙> 하죠, 뭐. 몸에 익었는데 그거야 뭐.
◇ 김현정> 아니, 보통 이렇게 제가 생방송에서 부탁드리면 아침이라 목소리가 안 나와서요.
◆ 조영숙> 안 나와도 하고. 74년을 했는데 아침이라고 목이 안 나오면 뻔히 아니지.
◇ 김현정> 어떤 장면인지 일단 소개를 좀.
◆ 조영숙> 1막의 광한루 장면에 이 도령이 방자하고 나왔는데 춘향이 불러오라고 하는데 춘향이를 데리러 가는 거예요. 방자가. 그러면 잔말 말고 어서 데려오느라 그러면 예 하고 저 방자 분부 듣고 춘향 부르러 건너간다. 맵시 있는 저 왕자, 대도 고운 저 왕자 이리저리 건너갈 때 조약돌 덥썩 날려보고 충충충충 거리고 건너가. 춘향 눈앞에 달려들어 안하였다. 춘향아! 하니까 아이고 왜 깜짝이여, 향단이가. 야, 이 녀석아 우리 아씨 하마터면 낙상할 뻔했다야 그러면 낙상이고 초상이고 이게 큰일 났네 이렇게 넘어가는 거지.
◇ 김현정> 우와. 저 약간 소름 끼쳤어요. 아니, 어떻게 시작도 안 하는데 그냥 막 한 소절만 저 배워볼게요. 어느 부분 가르쳐 주시겠어요? 선생님. 한 소절만 좀 배워볼게요.
◆ 조영숙> 여기?
◇ 김현정> 지금 하신 부분 중에. 예.
◆ 조영숙> 충충거리고 건너가 저야 때리고 조약돌 더뻑 집어 해보세요.
◇ 김현정> 잠깐만.
◆ 조영숙> 안 되겠죠?
◇ 김현정> 충충거리고 달려가.
◆ 조영숙> 충충거리고 건너가.
◇ 김현정> 충충거리고 건너.
◆ 조영숙> 리가 올라가야지. 충충더리고 올라가.
◇ 김현정> (웃음)알겠습니다. 진짜 예술이네요. 그리고 그냥 흉내 내는 배우가 아니라 어떤 이의 삶을 흉내 내는 배우가 아니라 그냥 이분은 방자 그 자체가 되셨구나, 이런 느낌이 들 정도로. 아니, 이렇게 무대를 서고 나면 그 팬들의 반응, 그 드라마 <정년이>를 보면 요즘에 무슨 케이팝 아이돌 부럽지 않은 인기를 누리던데 실제로 그런 반응이 있었어요?
◆ 조영숙> 대단했죠.
◇ 김현정> 대단했습니까?
◆ 조영숙> 아주 거짓말 아니고요. 그 팬들이 그때만 해도 학생들이 특히. 중학교, 고등학교 학생들이 그 숙소 있는데 골목에 꽉 차가지고요. 돈의동이라는 데가 그 숙소가 있었거든요. 이웃의 사람들이 문을 열고 나올 수가 없으니까 그냥 전화를 해서 경찰이 오면 또 다 쫓아버리면 엄마야 하고 다 도망갔다가 또 조금 있으면 또 우르르. 한 번은 누가 기마대가 지나가니까 아마 얘기를 했던가 봐요. 그러니까 말 타고 들어오니까 막 그냥 도망가다가 그게 양쪽으로 도망가게 돼 있거든, 길이 그러니까 말똥을 싸가지고 그거 치우느라고 또 우리 아저씨들이 혼났잖아요.
◇ 김현정> 그러니까 요새 아이돌들 인기 부럽지가 않은.
◆ 조영숙> 그 이상이죠. 그때만 해도.
◇ 김현정> 그 이상이었어요?
◆ 조영숙> 그런 아주 시스템도 없을 때인데 지금 아주 대단했죠.
◇ 김현정> 대단하네요. 아니, 그렇게 인기를 누리던 여성 국극이 그런데 왜 갑자기 그렇게 또 인기가 사그라들었을까요?
◆ 조영숙> 그건 우리 국극인들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왜 그러냐면 영화를 많이 누렸죠. 임춘앵 선생님도 집에 금덩어리를 쌓아놓고 사셨으니까 그랬는데 후배들을 좀 키워서 그래서 내가 이를 갈고 내가 우리 후배들은 내가 움켜쥐고 안 놓은 거예요. 왜냐하면 후배를 양성을 하고 이거를 이어가도록 해야 되는데 그러나 임춘앵 선생님은 무대 욕심이 또 대단하셨어요. 최고로. 못하면 큰일 나고, 못하면 무대에 안 올려보내요, 그 양반은. 이런 양반인데 군소단체가 많이 생겼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얼굴에 분칠만 하면 여성 국극이다 하면 손님 들어오니까. 그런데 참 요새 관객들 수준이 많이 높아졌잖아요. 점점. 아무리 전쟁 중이라 하더라도 전쟁 끝나고 나서 이게 보면 보는 눈, 듣는 귀 수준이 높아지셨다고 말이에요. 거기에 부합을 하지 못한 거죠. 실력이 없는 사람이 무대에 서서 하니까.
◇ 김현정> 여성 국극이다 하면 손님들이 구름떼처럼 들어오니까 너도 나도 그냥 얼굴에 분칠하고 실력도 안 되는데 서기 시작했고 이런 상황에서 실력 있는 사람들을 더 키워내야 되는데 키워내지 못하고 이러다 보니까 사그라들었다. 그 말씀.
◆ 조영숙> 그렇죠.
◇ 김현정> 거기다가 정부에서 남자 배우, 여자 배우 함께하는 창극. 창극이라는 걸 또 적극 지원하기 시작한 것도 좀 이유가 되지는 않나요?
◆ 조영숙> 그 창극단이 생기면서 특히 창극단이 생기면서 남녀 혼합단체를 저기하고. 그런데 여성 국극의 가치, 존재, 그거를 위해서 난 참 산 사람인데 그 가치를 인정들을 안 해주신 거예요. 남녀 혼합단체에서 남자분들이.
◇ 김현정> 그러니까 창극을 어떻게 보면 정극으로 놓고 여성 국극을 약간 기형, 이렇게 표현을 하더라고요.
◆ 조영숙> 흥행물로만 생각하는 거지.
◇ 김현정> 흥행물로만.
◆ 조영숙> 그게 싫다는 얘기지, 나는. 그 이름 올리고 내가 애들을 제대로 가르쳐 놔야겠다 싶어서 그냥. 그러니까 잘하고 있잖아요.
◇ 김현정> 그래서 빚도 많이 지셨다고 제가 들었어요. 이 명맥 유지하시느라고.
◆ 조영숙> 정부에서 도와주는 돈 갖고는 안 됩니다.
◇ 김현정> 그러셨어요.
◆ 조영숙> 그래서 저도 참 행사도 많이 다녀서 돈 많이 벌었는데 다 들어가서 밤새도록 의상도 내가 만들고 아주 처음에는 슈즈까지 다 신겨서 이렇게 무대에서 세우고. 해라, 해라. 그래도 따라줘서 고맙지. 그놈들이.
◇ 김현정> 후배들이.
◆ 조영숙> 20년이 넘도록 저렇게. 그러니까 문화재가 되고 나면 돈이 좀 나오니까 그거 문화재 하면서 그 뒤에다가 소품으로 만들어 가지고 막 춘향전에다가 바보 온달이 선화공주, 이런 걸 조금씩 조금씩 했죠.
◇ 김현정> 그러니까 선생님은 무형문화재로, 중요 무형문화재로 지정이 되셨습니다. 그런데 그게 여성 국극으로 인해 지정되신 거예요?
◆ 조영숙> 물론이죠. 나는 여성 국극 한 30년 하다가 그걸 받았어요. 지정을 받았어요.
◇ 김현정> 그러셨어요. 그런데 여성 국극 자체는 지금 무형 지정이 안 된 상황인가요? 여성 국극 자체는.
◆ 조영숙> 제발 실력은 있으니까 이 사람들이. 그러니까 많이도 필요 없고 개인으로 하는 게 아니라 단체로 묶어가지고 하면 하다못해 서울시에서라도 좀 관심을 가져주면 좋을 게 거기는 시립무용단이 있고 시립 관현악단, 국악 관현악단이 있거든요. 그러면 제작을 하는데 악사들, 우리 국악으로 하기 때문에 악기가 필요하거든요. 악사들이.
◇ 김현정> 알겠습니다. 그런 지원도 좀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 조영숙> 제발 좀 그런, 애들이 이 근거가 있어야 되니까 나같이 그렇게 고생 그만하고.
◇ 김현정> 맞습니다. 아니, 그럼 지금 우리가 어디 가서 국극을 좀 보고 싶다. 조금 전에도 선생님 짱짱하게 너무 잘하셨는데 이걸 좀 보고 싶다 하면 어디 가서 어떻게 봐야 되나요?
◆ 조영숙> 그러니까 이제 그것을 제작을 해야 되니까 지금 안산에서 우리 제자들이, 내 제자들이 이 3세대죠. 그 사람들이 상주단체가 돼가지고 조금씩 지원을 받으면 공연을 하고 그런데 그것은 아니고 우리가 한 달이 1년에 한 번이고 두 번이고 제대로 이거를 해서 해야지 함부로 그냥 이거를 했다가는 흩어지는 건 순간이에요. 난 그렇게 생각합니다. 우리가 실력을 쌓고 물건도 좋은 물건이 잘 팔리잖아요. 똑같은 경우죠.
◇ 김현정> 그래요.
◆ 조영숙> 실력이 있어야 된다 그 말이죠. 제 말은.
◇ 김현정> 정말 많은 역할을 해봤고 방자 하면 조영숙 얘기도 들으셨지만 내가 이 역할만은 꼭 해보고 싶어 하는 게 혹시 또 있으실까요? 선생님.
◆ 조영숙> 해보고 싶은 역할 없어요. 많이 다 해봤어요. 남자 주연도 해봤고 왕 역할도 해봤고 안 해본 역할 없죠. 바보 역할, 똑똑한 사람 역할 다 해봤으니까 하고 싶은 역할은 없고. 주어진 역할이나 그저 허리 구부러져서도 할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싶다는 얘기죠. 다른 거는 없어요.
◇ 김현정> 참 존경스럽습니다. 선생님 지금 앉아 계시는데 사실은 일어서서 들어오시는데 허리가 많이 굽으셨어요. 그런데 지금.
◆ 조영숙> 그것도 연습하다가 다쳐가지고 이래요. 대춘향전 연습하다가.
◇ 김현정> 지금도 무대에 서서 목소리를 들려주고 계시는 조영숙 명인 언제까지나 건강하시고요. 또 무대에서 뵐 수 있기를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 조영숙>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 내용 인용 시 CBS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