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산지와 내륙에 대설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20cm 이상의 많은 눈이 내리면서 눈길 교통사고와 가로수 전도에 의한 정전 등의 피해가 속출했다.
27일 경찰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44분쯤 홍천군 서석면 수하리 서울양양고속도로 서울 방향 서석터널 입구에서 눈길에 미끄러진 제네시스 승용차를 뒤따라 오던 25톤 덤프트럭이 들이받았다. 이어 코란도와 아반떼, 산타페 승용차가 연쇄적으로 부딪히면서 5중 추돌사고 발생했다.
이 사고로 제네시스 차량 동승자 A(81)씨가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또한 제네시스 운전자 B(59)씨와 코란도 승용차 운전자 C(53)씨도 크게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다른 차량에 있던 4명도 가벼운 부상을 입었다.
이날 낮 12시 35분쯤 정선군 고한읍 고한리에서는 눈길에 미끄러진 티볼리 승용차가 3m 아래 개울로 떨어져 50대 운전자 등 2명이 경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같은 날 오후 4시20분쯤 정선군 임계면 문래리에서 D(70대)씨가 몰던 1톤 트럭이 눈길에 미끄러져 도로 옆 구조물을 들이받았다. D씨는 119 구조대에 의해 구조돼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으나 숨졌다.
강원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눈으로 인한 자연재해 관련 신고는 오후 3시 기준으로 57건으로 집계됐다. 항목별로는 나무 쓰러짐 등으로 인한 도로 통행 불가 40건, 간판 등 손상 1건, 기타 16건이다.
횡성에서는 이날 오전 9시 20분쯤 쓰러진 나무가 전신주를 덮치면서 둔내면과 공근면, 횡성읍 일대 274호에 전력 공급이 끊겼다. 이에 한국전력공사 강원본부가 긴급 복구에 나서면서 대부부 복구된 것으로 전해졌다.
폭설이 예보되면서 강원도는 전날 오후 10시부터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1단계 운영에 돌입해 피해 예방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각 시군에서 497명이 비상근무 중이며 장비 1100여 대와 1200여 명 인력을 대거 투입해 제설작업에 나서고 있다. 설악산과 오대산, 태백산 등 도내 국립공원 탐방로 64곳의 통행을 제한했으며 원주에서 제주로 향하는 비행기 2편도 결항됐다. 고성군 토성면 미시령 옛길 정상~델피노 삼거리(6.6km) 구간도 이날 오후 6시부터 별도 해제 시까지 전면 통제한다.
김진태 지사는 이날 18개 시군 및 재난 부서와 긴급 상황 점검 회의를 열고 "인명·재산 피해 방지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날 5시까지 내린 눈은 평창 대화 25.2cm를 비롯해 춘천 남산 12cm, 미시령 11.7cm, 삽당령 10.5cm, 원주 문막 6.5cm, 속초 설악동 2.5cm 등을 기록하고 있다.
현재 원주와 횡성에는 대설경보가 태백, 영월, 평창평지, 정선평지, 홍천평지, 강원중남부산지에는 여전히 대설주의보가 발효 중이다. 오는 28일까지 예상 적설은 중·남부내륙과 산지 5~15㎝(많은 곳 20㎝ 이상), 북부내륙과 산지 3~8㎝(많은 곳 10㎝ 이상), 동해안 1~3㎝ 내외의 눈이 내리겠다고 기상청은 예보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28일 오전(06~12시)까지 강원내륙과 산지에는시간당 1~3cm(일부 지역 5cm 내외)의 강하고 무거운 눈이 내리는 곳이 있겠다"며 "차량이용 시 사전에 교통상황을 확인하고 월동장비를 갖춰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