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에 진심인 MVP 김도영, 만족을 모른다 "내년 30-30? 실수만 줄어도…"

2024 KBO리그 MVP KIA 김도영. 연합뉴스

김도영(KIA 타이거즈)은 자신의 올 시즌 활약을 '80점'으로 평가했다.

2024시즌 KBO리그 각종 타격 지표에서 최상위권에 올랐다. 그 활약 덕분에 정규 시즌 최우수선수(MVP) 상까지 받았다.

'100점'을 줬어도 모자랄 퍼포먼스를 보였지만, 왜 이렇게까지 스스로에게 박한 점수를 줬을까.

김도영은 26일 서울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 시상식'에서 정규 시즌 MVP로 선정됐다. 기자단 투표 101표 중 95표를 획득, 득표율 94.06%로 영예를 안았다. 1982년 최철순 이후 역대 두 번째 '만장일치 MVP'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하지만 아쉽게 6표를 잃었다.

수상 후 김도영에게 '올 시즌 자신의 활약에 몇 점을 주고 싶냐'는 질문이 주어졌다. 김도영은 "80점"이라고 답했다. 이어 "수비에서 깎였다"며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행사가 끝난 뒤에도 입에는 늘 '수비'라는 말이 붙어 있었다. 엄청난 타격을 선보였지만 수비적인 부분에서는 스스로 전혀 만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인터뷰하는 김도영. 이우섭 기자

김도영은 행사 후 "제게 있어서는 제일 큰 상이 아니었나 생각이 든다"며 MVP 트로피를 바라봤다. 이어 "초등학생 때 처음 받았던 상도 그때 당시 기분으로는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았다. 그 상도 기억에 남는다"고 돌이켰다.

야구를 하면서 처음으로 받았던 상은 다름 아닌 수비상이었다고 한다. 김도영은 "어울리지는 않지만 수비를 잘하는 선수들한테 주어지는 상을 받았다"며 "그 상도 뜻깊다"고 강조했다.

평소 김도영은 수비적인 부분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올해 수비 포지션에서 아쉬운 부분도 많았던 게 사실이다. 수비는 시즌 내내 약점으로 지적돼 왔다.

김도영 역시 이를 깨닫고 있다. "그냥 정상적인 3루수만 되면 좋겠다"는 것. 김도영은 "수비상까지는 바라지 않는다. 올해 초반에는 진짜 동료들 얼굴을 못 볼 정도로 힘들었다"며 "초반 목표가 '무난하게 하루만 지나갔으면 좋겠다' 였을 정도"라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수비를 잘하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 그저 무난하게만 지나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그러나 이달 태극마크를 달고 나선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2024'에서는 수차례 호수비를 선보이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상대 타자들의 강습 타구를 여러 번 잡아냈고, 안정적인 송구까지 곁들였다.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던 류중일 감독은 김도영의 수비 능력을 칭찬하기도 했다.

김도영은 "(류 감독님께서) 작년에 봤을 때보다 수비가 훨씬 늘었다고 말씀을 해주셨다. 뿌듯했다"며 웃었다. 이어 "그래서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류 감독님께 감사하다"며 "류 감독님께서 워낙 저를 밀착 지도를 해 주셨다. 그래서 더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내년 시즌 목표 역시 '수비'다. 타격 성적이 올해보다 부족하더라도 수비 능력을 더 키우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다.

김도영은 "부담은 아직까지는 크게 없다. 30-30, 20-20을 달성하지 못하더라도 수비에서 실수가 줄어든다면 그것만으로도 만족을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마음을 편하게 먹고 수비에만 집중을 하고 집중한다는 느낌으로 항상 게임에 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트로피를 들고 있는 KIA 김도영. 이우섭 기자

만장일치 MVP로 선정되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기대는 했다"며 솔직한 마음을 털어놨다. "기자님들한테 잘했는데…"라며 장난을 던지기도 했다. 그러면서 "제가 컨디션이 안 좋았던 날도 있었다고 생각을 한다. 다음 목표는 '만장일치 MVP'"라고 설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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