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한라산에 최대 10㎝의 눈이 쌓이는 등 올해 첫 눈이 내렸다. 해안지역에는 초속 31m의 태풍급 강풍이 휘몰아치며 사고가 잇따르고 하늘길과 바닷길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27일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부터 현재까지 내린 눈은 한라산 삼각봉 10㎝, 사제비 6㎝, 영실 5.8㎝, 어리목 4.1㎝, 한라산남벽 3.3㎝, 성판악 1.6㎝ 등을 기록하고 있다.
해안지역은 낮 최고기온이 평년보다 2~3도 낮은 11~14도 분포이지만 산지 대부분은 영하권을 유지한 상태다. 이 때문에 해안지역에는 비가, 산지를 중심으로 많은 눈이 내리고 있다.
다만 해안지역에는 태풍급 강한 바람이 불고 있다. 이날 순간 최대풍속은 고산 초속 31.8m, 마라도 27.7m, 우도 25.5m, 제주 20.5m, 새별오름 19.4m, 사제비 18.5m 등이다.
제주 서부와 북부, 동부지역에는 강풍경보가, 산지에는 대설주의보가 내려진 상태다.
기상청 관계자는 "제주 산지에만 영하권 기온이라 눈이 내리고, 나머지 해안지역은 영상권이라 비가 내리고 있다. 한기가 통으로 내려오다 보니 해안에는 강풍이 불고 있다"고 말했다.
28일까지 예상 적설량은 제주 산지 5~15㎝, 예상 강수량은 해안지역 5~30㎜다. 이 기간 바람도 초속 20m 이상으로 강하게 불 것으로 예상돼 강풍 피해가 없도록 주의해야 한다.
기상 악화로 제주를 오가는 항공기와 여객선 운항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제주국제공항 국내선 항공편 28편이 결항했다. 국내선 항공편 98편과 국제선 항공편 3편 등 모두 101편이 지연 운항했다.
물결도 높게 일어 바닷길도 6개 항로 여객선 10척 중 5개 항로 8척이 결항했다.
강한 바람에 사고도 잇따랐다. 이날 오후 제주시 건입동 중앙분리대가 쓰러지고 제주시 조천읍 전광판에 현수막이 걸리는 등 전날(26일)부터 현재까지 모두 11건의 피해신고가 접수됐다.
특히 이날 오전 제주시 한경면 용수리 해상에 설치한 바지선 형태의 우주발사체 발사장이 거센 바람과 높은 파도에 좌초됐다가 원래 위치에서 벗어나 해안가 인근으로 떠밀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