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3대 마약왕'으로 불리며 국내에 마약을 유통한 혐의로 기소된 김모 씨가 징역 25년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형사13부(박정호 부장판사)는 27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등 혐의로 기소된 김씨의 선고공판에서 이 같이 선고하고, 80시간의 약물중독 재활프로그램 이수와 6억 8932만 2200원을 추징을 명령했다.
김씨는 2018년 10월 베트남으로 출국한 뒤 트위터나 텀블러, 텔레그램 등 SNS을 통해 다량의 필로폰과 합성 대마 등을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김씨는 '동남아 3대 마약왕' 중 한 명으로 불렸다. 그는 텔레그램 마약왕 '전세계'로 불리던 박모씨의 상선으로도 지목됐었다. 박씨는 2022년 10월 필리핀에서 검거돼 현지에서 수감됐다. 탈북자 출신 마약 총책인 최모씨는 캄보디아에서 검거돼 2022년 국내로 송환됐다.
수사망을 피해 다니던 김씨는 2022년 7월 베트남에서 검거돼 국내로 강제 송환했다. 송환 당시 전국 13개 수사기관에서 김씨를 마약 유통 혐의로 수배 중이었으며, 확인된 마약 유통 규모는 70억원어치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재판에 넘겨진 김씨는 자신과 관련없는 이들이 범행을 저지른 것이라며 자신에게 제기된 혐의 중 일부만 인정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베트남에 거주하는 증인 등 다수를 신문해 김씨가 조직적으로 마약조직을 운영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김씨는 베트남에 거주하면서 대량의 마약을 수차례 수입하고 국내에서 마약류를 관리했다"며 "국내 마약 판매상에게 마약류를 판매하고, 자신도 마약을 투약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김씨는 다수의 타인 명의 계좌를 이용해 금원을 이체하고, 가상화폐로 전환하는 방법으로 범죄 수익금을 은닉했다"라며 "피고인의 범행 내역과 기간을 고려하면 실제 취득한 불법 수익금은 판결문에 기재된 금액을 초과할지도 모르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수사기관을 피하려고 베트남에 다수의 인력을 포섭하고, 조직적이고 적극적으로 범행을 주도했다"며 "마약은 재발 위험성이 높고 환각성이나 중독성이 개인을 황폐하게 만들며 사회에 끼치는 부정적 영향이 매우 크다"라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김씨는 이날 녹색 수의 차림에 안경을 쓰고 법정에 들어섰다. 그는 재판부가 판시하는 내내 체념한 듯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재판부는 또 그의 아들이자 공동정범, 방조범으로 기소된 김모씨에게도 징역 5년을 선고했다. 그는 2021년 3월과 8월 마약 범죄로 벌어들인 수익을 세탁하고 방조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아버지에게 자신의 통장이나 가상화폐 계좌를 전달하는 역할을 했고, 직접 이체를 실행하는 모습까지 보였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범행에 가담했다고 봤다"며 "당시 보관하던 마약거래 자금이 굉장히 거금이고 그 횟수도 다수이며 상당 기간 이르렀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