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역에서 최근 입주를 시작했거나 입주를 앞둔 아파트들이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억대의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붙어 매물로 나오고 있다.
지난달 입주를 시작한 광주 남구 봉선동 A 아파트 단지.
110㎡(33평) 기준 옵션을 포함한 분양가가 7억 4천여만 원이던 아파트 분양권이 최근 6억5천여만 원에 매물로 나왔다.
울며 겨자먹기로 손해를 보고 분양권을 넘기는 마이너스 프리미엄, 이른바 '마피'가 9천만원이 붙어 거래되는 것이다.
이번 달 입주가 시작된 남구 월산동 B 아파트 단지에서는 110㎡(33평) 아파트가 4억4900이던 분양권이 마피 7천만원이 붙어 3억7900만원에 매물로 나왔다.
북구에서 공인중계업을 하는 장모씨는 "분양을 받은 분들이 잔금 등을 이체하기 어렵게 되면서 손해를 보고 파는 사례가 있다"면서 "부동산 시장이 어렵다보니 수천만원 씩 낮춰야 거래가 되니까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광주지역의 다른 입주 예정 물량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다음달 입주 예정인 광주 광산구 월계동 C 주상복합 아파트 단지는 240㎡(77평) 아파트 분양가가 23억9300만원이었지만 1억원의 마피로 매물이 나왔다. 광주 남구 월산동 D 아파트 단지도 113㎡(34평) 기준 분양가가 6억850만원이었으나 마이너스 9500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광주 서구 E 주상복합 아파트 단지도 154㎡(47평)의 분양가가 18억원이었지만 1억원의 마피가 붙어 매물로 나왔다.
내년 1~2월 입주 예정인 다른 아파트들도 아직은 거래가 뜸하지만 수천만원의 마피가 붙어 매물로 나오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이처럼 마피 매물이 급증하는 것은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아파트 매매 수요가 위축된데다 준공 후에도 팔리지 않은 신규 미분양 물량이 누적되고 있기 때문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 자료를 보면 광주지역은 지난 9월 기준 준공 전 미분양 아파트가 6782세대에 달한다.
지난달부터 2027년 12월까지 광주지역 전체 입주 예정 물량은 62개 단지 2만5287세대에 달한다.
이 같은 신규 입주 아파트 마이너스 프리미엄 거래는 내후년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사랑방부동산 최현웅 팀장은 "광주가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고 분양권 전매 제한 등으로 분양이 미뤄지면서 지난해와 올해 분양 공급이 크게 증가했다"면서 "분양가는 계속 오르는데 고금리에 거주하던 아파트 가격이 떨어지면서 거래가격 차이가 벌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 팀장은 이어 "내년과 내후년까지 분양권 매물이 늘면서 시중에 분양권 공급이 확대될 것"이라며 "올해 신규 아파트 인허가와 착공이 저조한만큼 2027년 이후부터 다시 분양 공급이 줄어들면 서서히 회복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