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곳곳에서 밤새 내린 첫눈이 가득 쌓이면서 출근길 도로 정체가 빚어지는 등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27일 오전 7시쯤 서울 동작구 노량진역 앞 눈 쌓인 길에서 시민들은 하나같이 느린 걸음으로 지하철역으로 향했다. 직장까지 1시간 남짓 걸린다는 임산부 김세은(32)씨는 "원래도 걷기 힘든데 오늘은 정말 힘들다"며 "대중교통 이용하려고 했는데 차라리 차를 탈 걸 그랬다"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이다인(30)씨는 "이미 지각했는데도 뛰지도 못하고 넘어질까 뒤뚱뒤뚱 걷고 있다"며 "바지도 다 젖었다"며 울상을 지었다.
이른 아침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의 버스 정류장은 대중교통을 타기 위한 시민들로 붐볐다. 시민들이 차량에 올라타자 운전 기사도 "모두 앉으실 때까지 출발하지 않을테니 조심해서 천천히 앉아주세요"라며 미끄러지지 않게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눈이 제때 치워지지 않아 빙판길이 된 도로에선 한 시민이 빠른 걸음을 걷다가 넘어지기도 했다.
특히 노인들에게 이른 아침 수북히 쌓인 눈길 걷기는 고역이었다. 아내 손을 잡은 채 벽을 짚고 내리막길을 내려가던 한기용(85)씨는 "병원 가는 길인데 차로 가지 말라고 문자가 와서 걸어가고 있다"며 "뇌경색이 있어서 넘어지면 큰일나기 때문에 아내랑 꼭 붙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자신이 일하는 건물 앞 눈을 치우던 김모(66)씨는 "함박눈 때문에 앞이 안보일 정도였다"면서 "안그래도 무릎이 안좋아 천천히 걷다가 구두가 다 젖었다"고 말했다.
이날 기상청에 따르면 오전 7시 기준 수도권과 강원 내륙과 산지, 전북 동부, 경북 북동 산지에 대설특보가 발효됐으며 서울 성북에는 20.6㎝의 눈이 쌓였다. 경기도 양평 용문산 적설량은 21.9㎝였다. 서울 노원구와 성북구, 중랑구, 광진구, 동대문구, 도봉구, 강북구, 성동구(일부) 등에는 대설경보가 내려졌다.
서울의 적설량은 오전 7시 기준 강북 20.4㎝, 도봉 16.4㎝, 은평 16.0㎝ 등이다. 종로구 송월동 기상관측소는 16.5㎝를 기록했다
서울시는 오전 7시부터 자치구 및 유관 기관과 함께 제설 비상근무를 2단계로 격상해 제설 대응에 돌입했다. 현재 인왕산로, 북악산로, 삼청동길, 와룡공원길 등 4곳의 도로는 통제 중이다.
28일 오전까지 전국 대부분 지역에 비 또는 눈이 내리겠고, 강원 중·남부 내륙 산지와 경북권 내륙은 28일 오후까지, 경기 남부는 늦은 밤까지 비 또는 눈이 예보됐다. 충청권과 전라권, 제주도의 경우 29일 늦은 밤까지 비와 눈이 내리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