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피의 에이스' 원태인(삼성 라이온즈)이 낯선 복장으로 화면에 등장했다.
원태인은 26일 서울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 시상식'에 불참했다. 시상식 사회자는 "개인 사정으로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올 시즌 원태인의 활약은 대단했다. 28경기에 나서 159⅔이닝을 던지며 15승 6패 평균자책점 3.66을 남겼다. 올 시즌 KBO리그에서 가장 많은 승리를 쌓은 투수다. 곽빈(두산 베어스)과 함께 공동 다승 1위를 차지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이 부문에 대한 시상도 당연히 있었다. 곽빈은 참석했다. 상을 받은 곽빈은 "4년 전까지만 해도 저는 마운드에서 공을 못 던지고 재활했던 선수였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버티고 이겨내도록 도와준 엄마에게 감사하다"며 "엄마 나 상 받았어"라고 외쳤다.
그러나 원태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자신의 프로 첫 개인상 수상 현장에 왜 오지 않았을까. 원태인은 대신 영상으로 수상 소감을 보내왔다.
화면 속 군복을 입은 원태인의 얼굴이 등장했다. 예상치 못했던 차림에 행사장은 술렁였다. 원태인은 작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멤버 중 일원이었는데, 이번에 육군훈련소에 입소하게 됐다.
원태인은 비장한 표정으로 거수 경례를 했다. 이어 "121명을 이끄는 중대장 훈련병 원태인입니다. 첫 타이틀 시상식에 가지 못해서 아쉽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다승왕은 절대 혼자 힘으로 못 받는다. 그래서 더욱 값진 상"이라며 수상 소감을 밝혔다.
자신의 전담 포수인 선배 강민호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원태인은 "공을 받아주신 (강)민호 형께 감사드린다"면서 "좋은 선수 되도록 잘 키워주신 부모님과 형에게도 감사드린다. 아낌없는 응원을 주시는 삼성 팬들께 감사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