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세계 최대 보유 기업인 마이크로스트래티지(MSTR)가 최고의 '트럼프 수혜주'로 꼽히고 있다. 국내에서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도 미국 대선 이후 집중 매수에 나섰다.
다만 보유한 비트코인의 가격을 뛰어넘는 시가총액으로 MSTR의 기업가치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27일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서학개미는 22일 기준 MSTR 주식 17억 9416만달러(약 2조 5222억원)어치를 보유하고 있다. 서학개미 보유 1위인 테슬라와 2위 엔비디아 등에 이은 10위 규모다.
특히 이달에만 1억 891만달러(약 1531억원)를 순매수해 전체 5위를 기록했다.
MSTR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의 최고 수혜주로 평가받는다. 미국 대선 전날인 4일(현지시간)부터 25일까지 테슬라는 242.84달러에서 338.59달러로 39.4% 오른 반면, MSTR은 222.99달러에서 403.45달러로 무려 80.9% 상승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신설하는 정부효율부(DOGE) 공동 수장으로 지명된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보다 두 배 더 오른 셈이다.
MSTR이 주목받는 이유는 세계 최대 비트코인 보유 기업이기 때문이다. MSTR 마이클 세일러 회장은 지난 23일 CNBC와 인터뷰에서 "지난 2주간 회사가 보유한 비트코인 평가액이 54억달러(약 7조 5900억원) 증가해 하루에 5억 달러(약 7천억원)씩 벌고 있다"고 말했다.
MSTR은 2020년부터 인플레이션 헤지(물가상승에 따른 위험 분산) 수단으로 비트코인을 사들였다.
비트코인 매수 자금을 유상증자와 전환 사채 발행으로 확보하는 것이 특징이다. 최근에도 전환 사채 발행과 자체 주식 매각으로 자금을 조달해 비트코인 5만 5500개를 매입했다고 세일러 회장이 직접 밝혔다.
현재 MSTR이 현재 보유한 비트코인은 모두 38만 6700개로 전체 유통량 1980만개의 2%에 육박한다.
이에 따라 주가도 비트코인의 움직임과 유사한 모습을 보인다.
지난 26일 10만달러를 눈앞에 둔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4.88% 급락하며 9만 3천달러선이 무너졌고, MSTR 주가도 전 거래일보다 4.37% 하락한 403.45달러로 내려앉은 것이 대표적이다. 장 마감 후 시간외거래에서는 1.6% 더 떨어졌다.
MSTR에 대한 전망도 비트코인에 대한 미래만큼 대조적이다.
미국 투자은행 번스타인의 가우탐 추가니 연구원은 내년 비트코인 가격을 20만달러로 예상하며 MSTR 목표주가도 기존 290달러에서 600달러로 올렸다.
그는 "비트코인은 규제 완화와 미국 정부의 지원, 제도적 채택, 우호적인 매크로 환경인 저금리와 인플레이션 위험 및 재정 부채 등을 바탕으로 구조적인 강세장에 있다"면서 "(MSTR이) 비트코인과 자석이라고 불릴만하다"고 강조했다.
반대로 신한투자증권 최승환 연구위원은 "보유 비트코인의 시장가치가 시가총액에 크게 못 미치고 있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현재 보유한 비트코인 가치(개당 1억 3800만원을 기준)는 53조 3646억원이지만, 시총은 SK하이닉스(128조 5650억원)와 맞먹는 127조 3200억원으로 2.4배에 달한다.
NH투자증권 홍성욱 연구원도 "MSTR은 매년 주당 비트코인을 8%씩 늘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는데,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4%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밸류에이션은 MSTR 전략이 약 30년 이상 성공적으로 진행될 것을 이미 반영했다"면서 "자금조달 전략과 비트코인 매수 전략의 실행단계에서 다양한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