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가 이르면 이번 주 차기 우리은행장 최종 후보를 선정할 예정이다. 잇따른 금융사고의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된 파벌 문화를 해소하는 것이 차기 은행장 선정의 주요 과제였지만, 이번에도 최종 후보는 상업·한일은행 출신 중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 이사들로 구성된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는 차기 행장 후보들에 대해 막바지 심사를 진행 중이다. 이르면 이번 주 중 최종 후보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자추위원들은 지난 9월 27일 첫 회의 이후 후보군을 대상으로 외부 전문가 인터뷰와 평판조회, 업무 역량 평가, 심층 면접 등의 절차를 진행했다. 당초 검토된 후보들엔 지주와 비은행 계열사, 외부 인사 등 상업·한일 출신이 아닌 인사들도 고려됐지만, 결국 최종 후보는 은행 내부로 쏠리는 분위기다.
김범석 우리은행 국내영업부문 부행장, 박장근 우리금융지주 리스크관리부문 부사장(은행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 겸임), 이정수 지주 전략부문 부사장, 정진완 은행 중소기업그룹 부행장, 조병열 은행 연금사업그룹 부행장, 조세형 은행 기관그룹 부행장(이상 가다나순) 등이 최종 후보군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김범석 부행장과 박장근 부사장, 조세형 부행장은 상업은행 출신, 이정수 부사장과 정진완 부행장, 조병열 부행장은 한일은행 출신이다. 파벌 논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통합 전 입사한 시니어들이 행장 후보군으로 고려되는 연차인 만큼 상업·한일 출신 인사를 고르게 안배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은 대외적으론 파벌문화가 사라졌다는 입장이지만 오랫동안 이어져온 해당 문제의 여파는 계속되고 있다. 손태승 전 회장의 친인척 대출 사고가 퇴임 후에도 이어질 수 있었던 원인으로 그의 파벌인 한일은행 출신 임직원들의 눈감기가 있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10월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임종룡 회장도 "우리은행은 통합은행 성격이 있는데다 그간 민영화되지 못한 문제 때문에 분파적이고 소극적인 문화가 있다"며 "음지문화를 없애지 않고는 바로설 수 없다"고 시인했다.
금융감독원이 우리금융의 파벌주의 용인과 금융사고에 대한 안일한 인식 등을 잠재 위험요소로 짚으며 거듭 주의를 당부한 점도 차기 행장 선정에서 유력하게 고려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금감원은 지난달 7일 착수한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에 대한 정기검사를 지난 15일 종료할 예정이었지만 2주째 연장 검사하고 있다.
올해부터 적용되는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모범관행'에선 은행은 대표이사 임기 만료 3개월 전부터 새 CEO 선임 절차를 시작하고, 1개월 전엔 후보 추천을 완료하도록 했다. 현 조병규 행장의 임기는 올 연말까지로 지배구조 모범관행 상 후보추천은 1개월 전인 이달 말까지 완료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