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위증교사 혐의 1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자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이 대표를 향해 각각 응원과 규탄의 목소리를 높이던 이들의 희비가 극명하게 갈렸다. 지지자들은 환호하며 안도했지만, 규탄 집회 참석자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며 사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열흘 전 이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 관련 1심 재판에서 의원직 상실형을 선고 받았을 때와는 양측의 분위기가 정반대로 뒤바뀌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33부(김동현 부장판사)는 25일 위증교사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이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 같은 판결 직후 법원 밖에서 대기하던 지지자들은 파란 방석에서 일어나 눈물을 흘리며 "이재명은 죄가 없다"고 외쳤다. 집회 무대 앞 현수막에 적힌 문구도 '이재명은 무죄다'였다. 이 자리에 참석한 김재순(72)씨는 "무죄가 나오니까 죽을 만큼 좋다"며 "열흘 전에 사람들이 다 죽을상이고, 울고 그랬는데 오늘은 다 활짝 웃고 해서 눈물이 나온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을 '인증샷'으로 남기는 지지자들도 있었다. 윤명준(76)씨는 "앞으로도 계속 무죄고, 이재명은 죄가 없다"며 "하늘만큼 기쁘다"고 웃음을 지었다.
반면 이 대표 규탄 집회 참가자들 사이에선 분노의 목소리가 잇따랐다. '이재명 구속하라'라고 적힌 피켓을 든 참가자들 일부는 "법원에 쳐들어가자"고 외치기도 했다. 장기덕(67)씨는 "재판부에 불신이 생겨서 국민들이 많이 힘들 것 같다"며 "법치가 무너졌다"고 주장했다.
60대 여성 김씨는 "위증한 사람은 처벌하고 진짜 위증을 한 사람은 처벌 안 한다는게 말이 되냐"고 반문하며 "국민들이 이렇게 많이 나와서 (유죄를) 외치고 있는데, 목소리를 무시한 것이다. 있을 수 없는 일이 대한민국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했다.
열흘 만에 다시 열린 이 대표 지지·규탄 집회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근처에서 좌우로 수백미터 거리를 두고 동시에 진행됐다. 충돌은 없었다. 더민주혁신회의 등 지지 단체들은 오전 11시쯤부터 서울중앙지검 청사 서문 앞 도로에서 '이재명은 무죄다', '정치검찰 탄핵하라! 검찰 해체!' 피켓을 들었다. 오후 12시쯤부터는 서울중앙지법 앞 삼거리에서 규탄 집회 참가자들이 '이재명을 구속하라' 피켓을 들었다. 경찰은 40여개 중대 약 2700명의 인력을 투입해 충돌에 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