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덕여대·총학생회 면담 결렬…'공학전환' 두고 입장차만 확인

오늘 3차 면담 1시간 30분간 진행했으나
'본관 점거 풀고 논의하자' vs '공학 전환 철회하라' 갈등만

동덕여자대학교. 류영주 기자

동덕여자대학교(동덕여대)에서 '남녀공학 전환'을 두고 학교 측과 학생 간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25일 동덕여대 처장단과 총학생회 간 3차 면담이 결렬됐다. '본관 점거 해제 후 논의를 이어가자'는 대학본부 측과 '남녀 공학 전환 철회 없이 점거 해제도 없다'는 총학생회는 서로의 입장 차이만 확인했다.
 
25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동덕여대 처장단과 총학생회는 오전 11시부터 약 1시간 30분 간 진행된 3차 면담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이날 논의를 종료했다.
 
지난 21일 처장단과 총학생회는 2차 면담을 진행하고 대학본부가 공학 전환에 관한 논의를 잠정적으로 중단하는 대신 총학생회 측은 본관을 제외한 점거를 해제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총학생회 측은 지난 22일 '처장단 면담 이후 총학생회 입장문'을 통해 "공학 전환 철회가 이뤄질 때까지 우리는 본관 점거를 해제하지 않을 것"이라며 "충분한 학생 의견 수렴 절차는 교무회의 이전에 이뤄져야 한다"는 요구사항을 밝힌 바 있다.
 
이번 면담은 김명애 총장도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총학생회 측이 공개한 면담 속기록 등에 따르면 기획처장은 "지난 면담(2차) 때 공학 전환에 대한 논의를 중단하겠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준비하면 오늘(25일) 본관 점거도 풀고 정상화하는 방향으로 가겠다고 서로 논의가 됐다"며 "(지난 면담 이후 발표한) 총학의 입장문을 보니 협의된 내용과 다른 듯하다"고 언급했다.
 
반면 총학생회 측은 "회의록에 봐도 그렇게 돼 있지 않다. 같은 면담 자리에 있었음에도 지금 다르게 생각한 것 같다"며 "지난 면담에서 본관 점거는 입장문을 가져오셔도 (철회가 아닌 이상) 불가하다고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3차 면담은 다음 면담 일정도 정해지지 않은 채 일단락됐다.
 
대학본부와 학생회 간 갈등은 학교 측이 남녀공학 전환을 논의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뒤부터 불거졌다. 공학 전환에 반대하는 학생들은 본관과 강의실을 점거하며 수업을 거부하거나, 학교 건물 등에 '락카칠'을 하는 등의 시위를 이어왔다.
 
동덕여자대학교 교내에 학교 측의 남녀공학 전환 논의를 규탄하는 문구들이 적혀 있다. 류영주 기자

면담이 끝난 후 동덕여대 최현아 총학생회장은 CBS노컷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김 총장이 사전에 고지 없이 면담에 참석해 '학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발언을 한 것은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그간 대학본부가 비민주적으로 소통한 것에 대해 인정하지 않는 발언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동덕여대는 김 총장 이름으로 입장문을 발표하고 "대학의 입장은 명확하다. 불법적인 본관 점거와 시위를 중단하고, 이후 민주적인 대화와 토론 과정을 거쳐 공학 전환 문제를 다루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비정상적 상황과 폭력 사태 속에서 지난 11월 20일(수) 진행된 학생총회는 정상적인 절차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면담에선 시위로 인한 피해 책임 소재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못했다. 대학본부 측은 지난 15일 적게는 24억 원, 많게는 54억 원에 달하는 피해가 (학내 시위로 인해) 발생했다며 관련 현황을 언론에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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