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서 증차가 금지된 견인용 트랙터 50여 대가 서류상 운송용 트랙터로 둔갑해 불법 증차됐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광주 광산구청은 지난 2011년부터 수개월 동안 트레일러 견인용 트랙터 58대의 번호판을 부여했다.
문제는 해당 트랙터들이 번호판을 부여할 수 없는 증차 불허 차량이라는 점이다.
광산구청은 2008년 12월부터 시행된 화물차 운수사업 허가업무 처리지침 제4조에 따라 증차가 불법인 이들 견인용 트랙터를 서류를 조작해 증차가 가능한 컨테이너와 벌크시멘트 운송용 트랙터로 둔갑해 허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트랙터들은 당시 광주 광산구에 있던 법인 여러 곳에서 보유하다 지금은 모두 광주 남구에 있는 A물류업체가 소유하고 있다.
A업체 대표는 "가루형 시멘트·컨테이너를 운송할 목적으로 견인용 트랙터와 트레일러에 대해 번호판을 발급받았다"며 "일부 번호판은 현재 견인용 트랙터에 부착된 상황"이라고 답변했다.
지침에 따르면 컨테이너와 벌크시멘트 운송용 트랙터는 운송 사업의 공급 기준 범위 내에서 허가 관청이 따로 기준을 정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상급 기관인 국토교통부는 견인용 트랙터의 증차는 불법이라는 입장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견인용 트랙터는 공급 기준의 범위 내에 속하지 않는다"며 "2011년도에도 견인용 트랙터는 공급 제한 대상이므로 법령에 어긋난다"고 답변했다.
이어 "불법 증차 차량으로 의심된다"며 "발급 당시 구청인 광산구청이 재조사해 직권 취소를 하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통상 불법 증차는 차량 소유자가 번호판 부착 차량을 바꾸는 과정에서 필증을 위조하거나 번호판을 이중으로 등록하는 수법이 사용되는데 이번 사례는 구청이 불법 증차에 개입된 것으로 보여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다.
이에 대해 광산구청은 견인용 트랙터는 증차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상급 기관의 유권해석을 받겠다는 입장이다.
시중에서 견인용 트랙터는 대당 6~7천만 원에 거래되는 만큼 50여 대의 거래가액만 4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공무원과 업자 간 유착 의혹도 제기되는 가운데 불법 운행된 이들 견인용 트랙터가 십수 년 동안 유가 보조금까지 지원받은 것으로 나타나 당국의 철저한 조사가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