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2024 대한민국 인구포럼'…"출산율 반등의 해 될 것"(종합)

CBS·복지부 공동 주최 '2024 대한민국 인구포럼'
'미스터 돌봄보험' 야마사키 시로 "젊은 층, 경쟁에 쏟아 부어 여유 없다"
임직원 합계출산율 2.7명 비결? "공동체 정신이 바탕에"
오세훈·박형준, 지방 도시 힘 키우는 방안 논의도
"노인·어린이·장애인·환자 돌봄 자유롭게" 전문가 제언도

22일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에서 CBS와 보건복지부 공동주최로 2024 대한민국 인구포럼이 열리고 있다. 박종민 기자

"함께 만드는 미래, 인구 위기 극복!"

김진오 CBS 사장은 22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에서 CBS와 보건복지부가 대한민국의 인구 위기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함께 주최한 '2024 대한민국 인구포럼' 개회사에서 이같이 외쳤다.

김진오 사장은 "3년 전 출산율이 0.84명이었을 때, 최악의 상황에서는 0.5명대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올해는 대한민국이 초저출산의 최저점을 찍고 반등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포문을 열었다.

이날 포럼에는 정부 고위 관계자들도 참석해 대한민국의 인구 위기 심각성에 공감하며 적극적 대응을 약속했다.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고위) 부위원장이 22일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에서 CBS와 보건복지부 공동주최로 열린 2024 대한민국 인구포럼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축사에서 "저출생의 직접적 원인이 되는 일 가정 양립, 양육부담 완화, 주거 안정과 더불어 근본적으로 정부가 해야 될 일은 '어떻게 하면 좋은 일자리를 전국적으로 고르게 창출할 수 있을 것인가', '사교육비를 어떻게 경감할 수 있을 것인가', '수도권 집중은 어떻게 완화할 수 있을 것인가'하는 부분"이라며 "범부처적으로 긴 호흡을 갖고 꾸준하게 대응책을 모색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22일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에서 CBS와 보건복지부 공동주최로 열린 2024 대한민국 인구포럼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보건복지부 조규홍 장관도 축사에서 "이번 인구포럼을 통해 제시되는 다양한 아이디어와 경험들은 출산율 반등의 불씨를 이어 나가고 미래세대의 행복한 삶과 지속가능한 사회를 구축하는 데 중요한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일본의 인구감소와 저출생 대책…OECD가 본 한국 '인구위기'

야마사키 시로 일본 내각관방 참여가 22일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에서 CBS와 보건복지부 공동주최로 열린 2024 대한민국 인구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2024 대한민국 인구포럼은 '함께 만드는 미래'를 주제로 4부로 진행됐다.

기조 발제 1부에서는 대한민국 인구 위기에 대한 해외 전문가들의 진단이 이어졌다.

일본의 장기요양보험(개호보험)을 설계해 '미스터 돌봄보험'으로 유명한 야마사키 시로 일본 내각관방 참여는 한국과 일본이 공통으로 인구 감소와 저출생이란 중요한 과제를 맡았다고 짚었다.

야마사키 시로 참여는 "일본에서는 10대·20대·30대 등 젊은 층이 좋은 대학, 좋은 직장에 들어가느라 입구(入口)경쟁을 한다"며 "한국도 마찬가지지만 젊은 층이 경쟁하느라 모든 것을 쏟아붓고 있어서 (결혼과 출산을 비롯한) 다른 것을 생각할 여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윌렘 아데마 OECD 수석 경제학자는 OECD 국가들에 비해서도 한국의 출산율이 낮다고 꼬집었다.

그는 "2023년 OECD 평균 합계출산율(TFR)은 여성 1명당 1.5명이었으나, 한국은 0.72명으로 가장 낮다"며 "주거 안정 정책을 포함한 포괄적인 가족 지원 정책이 출산과 양육을 지원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임직원 합계출산율 2.7명 '닥터지'…"돌아왔을 때 자리 걱정 말라"

김진오 CBS 사장이 22일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에서 CBS와 보건복지부 공동주최로 열린 2024 대한민국 인구포럼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이어진 2부에서는 일·가정 양립을 위한 기업의 경영 방식이 논의됐다.

'닥터지'로 알려진 글로벌 뷰티 기업 고운세상코스메틱 이주호 대표는 합계출산율 0.7명대의 대한민국에서 임직원 합계출산율 2.7명을 기록한 비결을 공개했다. 이 대표는 개인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성장하고 연대하는 '공동체 정신'이 그 바탕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서 고객들에게 제공함으로써 사회에 기여하는 것만큼 중요한 회사의 역할은 사회 구성원으로서 제대로 된 역할을 할 수 있게 도와주고 보호해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출산·육아 휴직자들에게 '돌아왔을 때 행여 자리가 없을까 걱정하지 말라, 네가 없는 동안 동료가 회사를 더 키워 놓을 것이다'고 말한다"며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저와 동료들은 정말 더 열심히 일하고 이러한 점이 회사 성장의 비밀"이라고 설명했다.

2019년 설립된 모빌리티 서비스 스타트업 모션 김성철 대표는 결혼과 출산, 육아 등 생애주기를 통과하는 직원들이 '머물고 싶은 회사'로 만드는 데 주력했다. 그는 육아 휴직만 2회차인 아빠, 재취업한 엄마, 딩크족에서 '有자녀'로 돌아선 직원들의 사례를 보여줬다.

김상균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일·가정 양립에 관한 인지과학적 고찰'을 주제로 발표했다.

김 교수는 △인구와 자원의 적절한 분배 △경쟁 중심 시스템 탈피 △개인의 자아실현 존중 등을 출산율 하락 문제의 해법으로 제시했다. 특히 시간과 돈의 문제를 넘어 집단의 심리적 안정성 확보가 핵심이라고 짚었다.

오세훈 서울시장·박형준 부산시장 "수도권 집중 해결" 공감

김진오 CBS 사장,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고위) 부위원장,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22일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에서 CBS와 보건복지부 공동주최로 열린 2024 대한민국 인구포럼에서 연사들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3부에서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이 나란히 단상에 섰다. 두 지자체장은 각각 '지역소멸 시대, 중앙-지방 패러다임의 대전환'(오세훈), '지속가능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혁신 균형발전 전략'(박형준)을 발제했다.

특히 두 사람은 청년들의 수도권 집중 현상을 해결할 필요성에 공감하는 한편, 지방 도시의 힘을 키우기 위한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박 시장은 "연방제에 준하는 정도의 (지방) 분권이 필요하다"며 "부산을 두바이, 싱가포르, 홍콩과 같은 국제적인 항만도시들과 경쟁할 수 있도록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이 통과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은 부산을 글로벌 경제거점 도시로 만들기 위해 특구로 지정하고 세제 혜택과 재정 지원을 하는 내용이 골자다.

오 시장 역시 "지역 도시 4~5개가 서로 경쟁하는 체제를 갖춰서 발전해야 한다"며 화답했다.

이어 "지역의 자체 발전의 중심에는 대학의 경쟁력이 있다"며 "인재 양성과 더불어서 경쟁력을 만들어낼 수 있는 첨단 과학기술의 엔진과 같은 역할을 하는 대학이 (지역에) 꼭 몇 개씩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분만 의사 "안전한 출산위해 '분만 인프라' 재정비 시급"

김진오 CBS 사장,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고위) 부위원장,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22일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에서 CBS와 보건복지부 공동주최로 열린 2024 대한민국 인구포럼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마지막 4부에서는 국내 전문가들의 발제를 통해 대한민국 출산·육아의 현실과 미래를 톺아봤다.

김영주 이화여자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분만 현장의 위태로운 현실을 전하면서 대한민국의 안전한 출산을 위한 정책을 제언했다.

김 교수는 "산모와 태아, 신생아의 생명을 생각하면 분만 인프라 붕괴는 곧 재앙"이라며 "더 안전한 출산 환경을 위한 국가 차원의 인프라 재정비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김현철 연세대학교 의과대학·홍콩과기대 경제학과 교수는 돌봄 방식을 보다 자유롭게 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돌봄을 필요로 하는 집단은 노인과 장애인, 어린이, 환자 등 다양하다"며 "안타깝게도 대한민국에서는 돌봄의 자유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집에서 지내고 싶은 노인은 집에서 돌봄을 받을 수 있어야 하며, 직접 아이를 키우고 싶은 가정은 마땅히 가정 보육을 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다랑 그로잉맘 대표는 30~40대 부모들이 육아를 힘들게만 느낀 이유가 '불안'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 불안에는 나의 커리어와 존재에 대한 상실, 한국의 지독한 경쟁사회에서 아이를 키워야 하는 것에 대한 염려, 안정적이지 않은 경제적 상황, 안전하지 않은 사회에서 아이를 키워야 하는 염려 등이 포함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부모 등 사회 구성원들이 불안을 뚫고 출산과 육아라는 가치를 주저함 없이 '선택'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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