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병 순직 사건'에 대한 이첩보류지시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정훈 대령(전 해병대 수사단장)에게 군 검찰이 평시 최고형에 해당하는 징역 3년을 구형했습니다.
군 검찰은 21일 서울 용산구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열린 결심공판에서 항명 및 상관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박 대령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습니다.
군 검찰은 "피고인의 행위는 군의 지휘체계를 거부한 중대한 범죄 행위"이며 "피고인은 일체의 범행을 부인하며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해 군 전체 기강에 큰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최후 진술에 나선 박 대령은 "당시 국방부 지시는 불법적 지시였으므로 어떻게 할지에 대한 논의가 저와 사령관 사이에서 이뤄진 것"이라며 해병대사령관이 자신에게 명확히 이첩을 지시한 적이 없다고 항변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종섭 전 장관이)대통령의 격노 전화를 받고 이 모든 일이 엉망이 됐다. 대통령실이 전방위로 개입했기 때문에 국방부와 해병대 사령부는 '꿀 먹은 벙어리'가 됐다"며 "'너(채 상병)의 죽음에 억울함을 남기지 않도록 하겠다'는 약속이 지켜질 수 있도록 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박 대령은 지난해 7월 19일 발생한 '채상병 사망 사건'의 사건 규명 임무를 수행했습니다. 박 대령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에게 과실치사 혐의가 있다고 판단해 경찰로 사건을 이첩할 것이라고 상부에 보고했습니다.
이종섭 전 장관은 최종 보고 내용을 결재했지만 다음날 결재를 번복하며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에 '사건 이첩을 보류하라'고 지시했습니다. 그러나 박 대령은 수사 결과를 경찰에 이첩했고, 이로 인해 항명 및 상관 명예훼손 혐의로 같은 해 10월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군 형법 44조에 따르면 상관의 정당한 명령에 반항하거나 복종하지 아니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평시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명시돼있습니다. 군 검찰은 박 대령의 항명죄가 무겁다고 판단해 최고형을 구형한 것입니다. 박 대령의 1심 판결은 내년 1월 9일 선고됩니다.
박 대령의 항명죄 재판과 별개로 채 상병 사망 사건의 진실을 규명하려는 시도는 여전히 더디기만 합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아직 주요 피의자를 소환조차 하지 못했고, 국회에서 통과된 채상병 특검법은 두 차례나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에 가로막혔습니다.
누가 왜 수사 과정에 개입해 경찰로의 이첩을 막았는지, 또 대통령실이 개입했는지, 특히 윤 대통령의 '격노'와 지시가 있었는지 등 여러 의문은 여전한 상황입니다. 채 상병 사망 사건의 진실이 제대로 밝혀지지도 않은 상황에서 박 대령을 항명죄로 처벌하는 것은 과연 온당할까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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