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만드는 미래, 인구 위기 극복!"
김진오 CBS 사장은 22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에서 CBS와 보건복지부가 대한민국의 인구 위기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함께 주최한 '2024 대한민국 인구포럼' 개회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진오 사장은 "2021년 11월에 인구포럼에서 '대한민국 초저출산'을 외칠 때는 아무도 관심이 없는 세상이었다"며 "3년이 지난 오늘, 인구포럼을 진행하면서 대한민국의 초저출생, 일·가정 양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서는 것을 보면서 미디어가 움직이고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3년 전에 출산율이 0.84명이었을 때, 최악의 상황에서는 0.5명대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올해는 대한민국이 초저출산의 최저점을 찍고 반등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축사에서 "저출생의 직접적 원인이 되는 일 가정 양립, 양육부담 완화, 주거 안정과 더불어 근본적으로 정부가 해야 될 일은 '어떻게 하면 좋은 일자리를 전국적으로 좀 고르게 창출할 수 있을 것인가', '사교육비를 어떻게 경감할 수 있을 것인가', '수도권 집중은 어떻게 완화할 수 있을 것인가'하는 부분"이라며 "범부처적으로 긴 호흡을 갖고 꾸준하게 대응책을 모색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 조규홍 장관도 축사에서 "이번 인구포럼을 통해 제시되는 다양한 아이디어와 경험들은 출산율 반등의 불씨를 이어 나가고 미래세대의 행복한 삶과 지속가능한 사회를 구축하는 데 중요한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일본의 인구감소와 저출생 대책…OECD가 본 한국 '인구위기'
2024 대한민국 인구포럼은 '함께 만드는 미래'를 주제로 4부로 구성됐다.
기조 발제 1부에서는 해외 전문가들이 대한민국 인구 위기를 진단한다.
일본의 장기요양모험(개호보험)을 설계해 '미스터 돌봄보험'으로 유명한 야마사키 시로 일본 내각관방 참여는 한국과 일본이 공통으로 인구 감소와 저출생이란 중요한 과제를 맡았다고 짚었다.
윌렘 아데마 OECD 수석 경제학자는 OECD 국가들에 비해서도 한국의 출산율이 낮다고 지적했다. 그는 "2023년 OECD 평균 합계출산율(TFR)은 여성 1명당 1.5명이었으나, 한국은 0.72명으로 가장 낮다"고 밝혔다. 이어 주거 안정 정책을 포함한 포괄적인 가족 지원 정책이 출산과 양육을 지원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임직원 합계출산율 2.7명, '머물고 싶은 회사'…그들의 경영 철학?
2부에서는 일·가정 양립을 위한 기업의 경영 방식이 논의된다.
'닥터지'로 알려진 글로벌 뷰티 기업 고운세상코스메틱 이주호 대표는 합계출산율 0.7명대의 대한민국에서 임직원 합계출산율 2.7명을 기록한 비결을 보여준다. 이 대표는 개인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성장하고 연대하는 '공동체 정신'이 그 바탕에 있다고 강조한다.
2019년 설립된 모빌리티 서비스 스타트업 모션 김성철 대표는 결혼과 출산, 육아 등 생애주기를 통과하는 직원들이 '머물고 싶은 회사'로 만드는 데 주력한다. 그는 육아 휴직만 2회차인 아빠, 재취업한 엄마, 딩크족에서 '有자녀'로 돌아선 직원들의 사례를 구체적으로 발표한다.
이어 김상균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의 '일·가정 양립에 관한 인지과학적 고찰' 발표 이후 유재언 가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를 좌장으로 연사 토론이 진행된다.
오세훈 서울시장·박형준 부산시장 '인구위기' 머리 맞대
3부에서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이 등장한다. 두 지자체장은 각각 '지역소멸 시대, 중앙-지방 패러다임의 대전환'(오세훈), '지속 가능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혁신 균형발전 전략'(박형준)을 발제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탄생응원 서울 프로젝트'를 통해 88개 사업을 추진하는 등 수도권 과밀화 해소와 출산·양육 장려를 위한 노력을 지속해 왔다. 서울-지방 상생형 순환도시를 뜻하는 '골드시티' 조성 사업과 함께, 지방 자원을 활용한 서울 청년의 창업을 지원하는 '넥스트 로컬' 등의 정책도 병행 중이다.
다만, 저출생과 지역 소멸이라는 국가적 위기는 지역 차원의 노력만으로 극복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오 시장은 이번 포럼에서 이러한 점을 적극 어필하며, 현재 중앙에 집중된 행정 권한을 지역에 대폭 이양하고 재정분권을 강화해 '지역 중심의 국가발전 전략'을 과감히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할 것으로 보인다.
박 시장은 현재 '저출생'과 '잠재성장률 저하', '사회적 격차 심화' 등 3가지를 대한민국의 최대 위기로 진단했다. 근본적 원인은 '수도권 일극화로 인한 지역 불균형'이라는 게 그의 판단이다.
역대 정부의 균형발전 전략이 모두 소기의 성과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보는 박 시장은 모든 기업과 자본, 인재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인 '수도권 집중'을 벗어나는 게 답이라고 본다.
발제에서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담아 '복수의 거점도시 중심의 혁신역량 분산을 통한 균형발전 전략'을 제시할 전망이다.
두 지자체장의 발제 이후 모종린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를 좌장으로 하는 연사 토론도 이어진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분만 인프라 붕괴·돌봄 방식에 대한 해법
끝으로 4부에서는 국내 전문가들의 발제를 통해 대한민국 출산·육아의 현실과 미래를 톺아본다.
김영주 이화여자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분만 현장의 위태로운 현실을 전하면서 대한민국의 안전한 출산을 위한 정책을 제언한다. 특히 김 교수는 산모와 태아, 신생아의 생명을 위해 분만 인프라 붕괴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현철 연세대학교 의과대학·홍콩과기대 경제학과 교수는 돌봄 방식에 대한 해법에 대한 발제를 맡았다. 또 최근 논의되고 있는 외국인 가사 및 간병 도우미 제도에 대해서도 살펴본다.
이다랑 그로잉맘 대표는 '불안의 시대를 살아가는 부모들의 선택'을 주제로 발표를 맡는다. 이후 진미정 한국가족정책학회장을 좌장으로 하는 연사토론이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