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성매수 의혹을 받고 있던 맷 게이츠 미 법무부 장관 지명자가 21일(현지시간) 전격 사퇴했다.
게이츠 전 연방 하원의원은 이날 SNS에 올린 글에서 "나를 둘러싼 인준이 트럼프 정권의 중요한 과업에 불공평하게 방해가 되고 있다"며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는 "트럼프의 법무부는 취임 첫날부터 자리잡고 준비돼야한다"며 "정치권의 실랑이로 불필요하게 낭비할 시간이 없다"고도 했다.
앞서 게이츠 전 의원은 의원 시절 마약과 미성년자 성매수 의혹 등으로 하원 윤리위원회 조사를 받고 있었다.
트럼프 당선인으로부터 지난 13일 법무장관에 지명되자 게이츠는 곧바로 의원직을 사퇴해, 하원 윤리위원회의 조사 결과가 공개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을 낳았다.
통상 당사자가 중도 사퇴하면, 윤리위 조사는 중단되기 때문이다.
다만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일각에서도 게이츠가 정부 요직에 지명된만큼 해당 보고서를 공개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이에 전날 윤리위원회는 보고서 공개 여부를 논의하기 위한 회의를 소집했지만, 공개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트럼프 당선인 마저도 맷 게이츠에 대한 지명 철회는 없다는 뜻을 밝힌터라 게이츠 전 의원은 전날까지도 밴스 부통령 당선인과 함께 의회를 찾아 법무부 장관 인준 권한을 지닌 상원의 공화당 소속 의원들을 찾아다니며 지지를 호소했다.
미 언론들은 게이츠의 사퇴 배경과 관련해 그의 인준에 반대하는 공화당 의원들이 많았고, 윤리위원회 보고서가 공개될 경우 상원 인준이 불가능할 것으로 봤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하원 윤리위 보고서가 공개되지 않았지만, 맷 게이츠의 '미성년자 성관계' 의혹을 뒷받침하는 증거들이 하나둘씩 새어나오고 있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전날 "미 하원 윤리위원회 조사관들은 게이츠가 두 여성에게 1만달러 이상을 지불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기록을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 2017년 7월부터 2019년 1월 사이에 게이츠가 사건과 연관된 두 여성에게 27건의 페이팔과 벤모(간편 이체) 등을 통해 모두 1만달러가 넘는 돈을 보냈다는 것이다.
게이츠의 사퇴 발표 이후 트럼프 당선인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그는 매우 잘하고 있었지만 동시에 그가 매우 존중하는 행정부에 방해가 되고 싶지 않았다"고 적었다.
트럼프 당선인도 전날까지 옹호했던 법무장관 내정자가 스스로 낙마하면서 체면을 구기게 됐다.
한편 7년 전 성폭행 사건 경찰보고서가 공개된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 지명자도 그간의 해명과는 다른 사실들이 수면위로 떠오르면서 상원 인준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