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기초단체장에게 위임돼 있던 폐기물처리시설에 대한 인가권을 회수하려 하자 산업폐기물 매립장 신설 후보지인 기장군민이 강한 반발에 나섰다.
부산 기장군민 400여 명은 21일 오후 부산시청 광장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부산시는 일방적인 도시계획조례 개정안 추진을 철회하라"고 외쳤다.
상복 차림에 상여를 메고 등장한 주민들은 "도시계획조례 개정안이 통과되면 기피시설에 대한 입안 권한이 기장군에서 시 권한으로 넘어간다"며 "이럴 경우 주민들의 의견과 의사 결정권이 심각하게 훼손될 것"이라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기피시설이 지역에 들어설 경우 직접적인 이해 당사자는 주민"이라며 "부산시에 주민들이 반대 의견을 제출했음에도 일방적으로 개정을 추진하는 건 18만 기장군민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말했다.
이날 정종복 기장군수도 주석수 연제구청장, 김형찬 강서구청장과 함께 부산시의회 해양도시안전위원회와 안성민 의장을 차례로 만나 개정안을 부결해야 한다는 내용의 건의문을 전달했다. 또 정 군수는 시의회 정문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며 개정안 전면 백지화를 촉구하기도 했다.
정 군수는 "이번 개정안은 부산시의 업무 편의성을 위해 기피시설에 대한 지역의 권한을 축소하고 이를 강제하기 위한 것"이라며 "시가 시대착오적 개정안을 밀어붙인다면 기장군을 포함한 해당 지자체의 강력한 반대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시는 지난 7월 구청장과 군수에게 위임돼 있던 묘지공원과 폐기물처리시설 등 기피시설에 대한 결정권과 인가권을 부산시로 회수한다는 내용이 담긴 '도시계획조례 개정안'을 시의회에 제출했다.
기장군의 반발이 커지는 이유는 유력한 산업폐기물 매립장 신설 후보지이기 때문이다. 현재 시에서 운영 중인 산업폐기물 매립장은 강서구 송정동에 있는 부산그린파워 1곳으로, 이마저도 용량이 70% 이상 차 있는 상황이라 시설 확충이 필수적이다.
한편 개정안은 이날 시의회 해양도시안전위원회에 상정돼 심의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가결 여부에 따라 지역 반발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