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체육회 노동조합(노조)이 21일 오전 직무정지 중인 이기흥 체육회장의 집무실 출근을 문제 삼으면서 돌발 시위를 벌였다.
이 회장의 출근 정보를 사전 입수한 체육회 노조 30여 명은 이날 이 회장이 출근하기 전인 오전 10시 15분부터 20여 분 동안 올림픽회관 1층 로비에서 출근길 저지 및 규탄을 위한 긴급 시위를 벌였다.
오전 10시 30분경 모습을 드러낸 이 회장은 시위대를 거쳐 건물 내 엘리베이터에 올라 자신의 집무실이 소재한 13층으로 향했다. 이 과정에서 이 회장은 자신의 휴대폰으로 통화를 하면서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고 앨리베이터에 올랐다. 시위대는 이 회장을 겨냥해 "퇴진하라, 물러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공직복무점검단은 지난 10일 업무방해, 금품수수, 채용비위, 배임 등 각종 비위 혐의로 이 회장을 수사의뢰 했으며,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11일 이 회장의 직위에 대한 직무정지를 체육회에 통보한 상황이다.
노조는 직무정지 상태인 이 회장의 집무실 출근을 한 것은 공공기관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른 직무정지 상황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 이를 문제 삼고 있다. 이와 관련한 CBS노컷뉴스의 취재에 지원석 체육회 노조 사무국장은 "이 회장이 문체부의 직무정지 취지를 무색하게 출근을 강행했다. 직무정지와 관련한 법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법 위반 규정 등에 대해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직무정지 상태인 이 회장의 출근과 관련, 체육회 내부도 사전 긴급하게 검토 작업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체육회 비서실은 이 회장의 출근 전 법무 부서에 관련 문의를 했고, 이후 법무 부서는 'IOC위원 자격으로 국제 업무와 관련해 방문하는 것은 성립된다'는 입장을 통보했다. 이 회장 역시 IOC 위원 자격으로 방문한 것이라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정작 이 회장은 올림픽회관 내 위치한 자신의 집무실로 출근한 것으로 알려져 또 다른 논란을 사고있다. 노조 측은 "이 회장이 13층 자시의 집무실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 됐다"고 밝혔다. 올림픽회관 13층에는 '대한체육회장 집무실'과 'IOC 위원실'이 모두 들어서 있다.
노조 간부는 "이 회장은 국회 출석의무 회피 등을 위해 국내외로 도피성 출장을 다니며 오랜만에 마주친 직원들을 향해 사과의 뜻도 비치지 않은채 서둘러 자리를 피해 집무실로 올라가기 바빴다"면서 "대한체육회장(NOC위원장) 자격으로 IOC위원장 선임된 자가 회장 직무정지 상태에 IOC 위원 직위를 핑계로 내세우는 언어도단"이라고 일갈했다.
체육회 고위간부는 "직무정지 상태에서 출근이 가능한 것인지 등은 체육회 법무팀에서 확인해 봐야 하는데, 듣기로는 IOC위원 자격으로 출근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IOC위원 자격은) 국내법이 아닌 국제법이 적용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출근 전 체육회 국제본부에 통보하지 않았겠냐"며 "다만, (이 회장이) 직무정지 상태이기 때문에 체육회가 관련한 공식 입장을 전달하기 어렵다"고 부연했다.
이 회장은 이날 오후에는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도 방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