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50억 클럽' 연루 의혹을 받는 권순일 전 대법관의 변호사법 위반 사건 첫 재판이 3분 만에 끝나면서 사실상 공전했다. 다음 재판은 다음 달 19일 열린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1단독 정재용 판사는 21일 권 전 대법관의 변호사법 위반 혐의 첫 공판을 열었다. 권 전 대법관 측은 지난 15일 재판 기일을 바꿔 달라는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예정대로 재판을 진행했다.
권 전 대법관은 이날 직업을 묻는 재판부에 "변호사입니다"라고 답했다. 권 전 대법관은 지난 5월부터 한 법무법인에 대표변호사로 이름을 올렸다.
재판부가 "오늘은 준비해 온 것이 없느냐"고 물었지만, 권 전 대법관 측은 "오늘은 특별하게 준비한 건 없다"고 답했고 재판은 그대로 3분 만에 짧게 마무리됐다.
권 전 대법관은 짧은 재판을 마치고 "변호사법 위반을 어떻게 소명할 것인가"란 취재진 질문에 "수고하세요"라고 짧게 말했다. 재판거래 의혹에 대한 입장이나 3분 만에 첫 재판이 마무리된 이유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다.
권 전 대법관은 2020년 9월 퇴직 후 같은 해 11월부터 이듬해 9월까지 대장동 민간업자 김만배씨가 대주주로 있는 화천대유자산관리 고문을 맡았다. 권 전 대법관은 화천대유 재직 기간 1억5천만원의 고문료를 받았다.
검찰은 권 전 대법관이 변호사 등록 없이 화천대유 관련 민사소송 상고심과 행정소송 1심의 재판 상황 분석, 법률 문서 작성, 대응 법리 제공 등 변호사 직무를 한 것으로 의심한다. 서울중앙지검은 올해 8월 권 전 대법관을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변호사법에 따르면 변호사 등록을 하지 않고 변호사 활동을 하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권 전 대법관은 2022년 10월에야 변호사 등록을 했다. 변협은 지난 8월 징계위원회에 권 전 대법관에 대해 '제명' 의견으로 징계 개시를 청구했다. 징계 여부 심의 절차는 이번 판결이 나올때까지 보류된 상태다.
이른바 50억 클럽 의혹은 김만배씨가 대장동 개발 수익을 권 전 대법관과 최재경 전 청와대 민정수석, 박영수 전 특별검사,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 김수남 전 검찰총장 홍선근 머니투데이미디어그룹 회장 등 유력 인사 6명에게 50억원씩 챙겨주려고 계획했다는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