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마트에서 계산대 캐셔를 맡아 일하는 B씨는 유독 명절이 서럽다. 이 마트는 캐셔 노동자들에게 명절상여금, 장기근속포상, 특별휴가, 복지포인트 등을 보장하고 있지만, 똑같은 일을 주 14~30시간씩 하는 B씨와 같은 단시간 노동자에게만은 이러한 복지 혜택을 전혀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는 연중 실시 중인 고용형태·성별 등에 따른 차별 근절 기획 감독 가운데 세 번째로 실시한 마트·식품제조업체에 대한 감독 결과를 20일 발표했다.
앞서 노동부는 1차 저축은행, 2차 기확정된 차별 시정명령 사업장 재감독에 이어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마트·식품제조업체를 상대로 기획 감독을 벌여왔다. 이번 감독은 기간제·단시간 노동자나 여성노동자 등이 주로 근무하는 마트·유통업체 15개소 및 식품제조업체 83개소 등 총 98개소를 대상으로 실시했다.
노동부는 감독 결과 37개 사업장에서 고용형태(33개소)·성별(5개소, 중복위반 1개소)이 다르다는 이유로, 식대·명절 상여금을 차별 지급하는 등 총 535건의 노동관계법을 위반한 사항을 적발해 시정 명령을 내렸다.
우선 33개 업체에서 고용형태에 따라 합리적 이유 없이 식대 등 7100만여 원을 차별 지급한 사실을 적발했다. 이들 사업장에서는 정규직과 동종·유사 업무에 종사하는데도 기간제·단시간·파견 근로자 등에게는 식대·명절상여금 등(18개소, 7100만 원)이나 명절선물 등 현물(3개소)을 지급하지 않았다.
또 비정규직 근로자만 경조금 등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부규정이 있는 13개 사업장에도 관련 규정을 즉시 개선하도록 했다.
또 같은 직무를 수행하지만 성별만을 이유로 같은 호봉의 임금 지급 수준을 다르게 지급하거나, 같은 업무를 맡아도 성별에 따라 임금을 다르게 책정하는 등 성별에 따라 차별한 5개 업체에서 1억 4천만 원에 달하는 위법 사항도 적발했다.
이 외에도 60개 사업장에서 3567명의 노동자에게 시간 외 수당이나 휴일근로 가산수당 등을 10억 2300만 원 가량 지급하지 않았는데, 이 가운데 26개 사업장은 단시간·기간제근로자 1862명에 대해 각종 수당 4억 200만 원을 제대로 주지 않았다.
또 주12시간을 초과해 연장근로를 시키거나(32개소), 임신한 노동자에게 시간 외 근로·휴일근로를 시킨 사업장(22개소)도 함께 적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