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빙상을 이끌 새 수장에 피겨 스케이팅 선수 출신 기업인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삼보모터스그룹 이수경 사장(41)이다.
이 사장은 이달초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또 최근 서울 중구에서 진행된 CBS노컷뉴스와 인터뷰에서도 "그동안 경기인 출신 연맹 회장은 없는 걸로 알고 있는데 한국 빙상을 잘 이끌어보겠다"고 밝혔다.
제34대 회장에 도전하는 이 사장은 피겨 선수로 전국체전에서 입상했고, 서울시체육회 우수 선수상을 받는 등 두각을 나타냈다. 대한빙상경기연맹 임원으로 2018 평창동계올림픽 국가대표팀 리더로 활동한 이 사장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도 받았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데이터 오퍼레이터, 국제 심판, 대한빙상경기연맹 이사 등 현장을 떠나지 않았다.
이 사장은 자동차 부품 제조 전문 기업인 삼보모터스PL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 사장인 2세 경영인이기도하다. 삼보모터스그룹은 자동차 부품을 넘어 다인승 유인 드론 UAM(도심항공교통), 물류 이동 로봇 AMR(자율주행 모바일로봇) 개발 등 신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회장 선거 출마에 대해 이 사장은 "기업인이지만 빙상인으로서 꾸준히 현장을 돌아봤고, 후배 선수들에 대한 지원도 했다"면서 "어떻게 하면 한국 빙상 발전에 도움을 줄까 생각해왔는데 주위에서 '이 사장만큼 빙상을 잘 아는 사람이 없으니 회장을 맡아 도 큰 도움을 주라'고 권유해 고민 끝에 나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기인 출신인 만큼 선후배들과 교류를 이어오고 있고, 조언도 많이 듣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 빙상을 위해 1년 10억 원 이상의 재정 지원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연맹은 삼성이 회장사를 맡았던 시절 1년 15~20억 원의 지원을 받았고, 현 윤홍근 회장(제너시스BBQ 회장)도 4년 동안 55억 원 이상을 연맹에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장은 "연매출 2조 원 규모의 기업을 이끌고 있어 연맹에 대한 지원은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무엇보다 빙상 경기인 출신인 만큼 누구보다 예산을 어디에 써야 할지 잘 알고 있다"면서 "적재적소에 지원이 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국 빙상의 고질인 파벌 싸움에 대한 해결 방안도 제시했다. 이 사장은 "서울대 체육교육학과 출신이라 전통적으로 빙상이 강한 학교와 관련된 파벌에서도 자유롭다"면서 "또 피겨를 했던 만큼 쇼트트랙과 스피드 스케이팅 등 논란이 있었던 종목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고 전했다.
이 사장은 주요 공약으로 ▲생활 체육 참여 다양화 ▲우수 선수 인재풀 확대 ▲지도자 등급 시스템 마련 ▲국제연맹과 협업 ▲안정적 재정 지원 및 투자를 내세웠다. 빙상 저변을 확대하고, 대회 유치 및 외국인 지도자 초청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이 후보자는 "경기인 출신 기업인으로서 빙상의 밝은 미래를 위해 누구보다도 애정을 갖고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이며, 빙상인 모두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연맹 회장 선거에는 이 사장만 출마 의사를 밝힌 가운데 윤홍근 회장의 재선 도전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다. 선거는 내년 1월 치러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