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가 안 하니 시민이 직접" 시민단체, 친일재산 환수 운동 본격화

광복회 충북도지부 등 민영휘·최연국 후손 42억원 국가귀속 신청
"법무부 14년 동안 친일재산 환수 못해. 2차·3차·4차 신청 계속"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 제공

충북 시민단체가 친일반민족행위자 후손의 재산환수 운동에 본격 나섰다.
 
나라가 친일 재산환수에 손 놓고 있다 보니 시민들이 직접 나서 국가귀속 활동에 돌입했다.
 
친일재산국가귀속법에 따라 구성된 친일재산조사위원회가 활동한 기간은 2006년부터 2010년까지 4년이다.
 
이 짧은 기간 동안 찾아낸 친일파 후손의 재산만 2359필지, 1113만9645㎡에 달한다.
 
공시지가 기준 959억 원, 시가로 따지면 무려 2100억 원이 넘는다.
 
친일 재산을 찾아 환수하는 활동은 여기까지였다.
 
이명박 정부 들어 친일재산조사위 활동이 종결됐고, 환수 업무는 법무부로 이관됐다.
 
하지만 현재까지 법무부가 환수한 친일재산은 단 1건도 없다.
 
시민들이 직접 나서 환수 운동에 돌입하게 된 이유다.
 
광복회 충북도지부와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등 도내 시민단체는 20일 법무부에 친일파 민영휘와 최연국 후손이 소유한 토지와 매각대금 42억여 원에 대해 국가귀속 신청서를 접수했다.
 
민영휘는 1910년 한일합병 조약 이후 일본제국주의로부터 자작 작위를 받은 친일반민족행위자다.
 
그의 후손이 소유한 토지만 청주 상당산성 일대와 강원도 춘천시 일대에 무려 21만㎡에 이른다.
 
최연국 일가는 일본이 조선왕실의 태실을 파헤친 땅 가운데 경상남도 기념물인 '단종 태실지' 일대를 넘겨받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충북시민단체는 토지조사위원회의 재출범과 친일재산 국가귀속법 개정 등 제도적 정비를 촉구하는 한편 전국 시민단체와 연대해 친일재산을 찾아내는 활동폭을 한층 넓혀나가기로 했다.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관계자는 "법무부는 지난 14년 동안 친일재산 단 한 건도 스스로의 힘으로 찾지 못했고, 찾으려 하지도 않았다"며 "국가가 제 역할을 다할 때까지 대한민국 시민의 이름으로 2차, 3차, 4차 귀속신청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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