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복도를 사이에 두고 4~5명이 한곳에서 생활하던 '집단거주형' 장애인 거주시설이 사생활이 보장되는 1~2인실의 '개인거주형'으로 바뀌고 있다.
서울시는 올 한해 청소년과 중고령자 등 장애인 거주시설 4곳에 대한 리모델링과 환경 개선을 완료했다고 20일 밝혔다.
서울시는 장애인의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올해부터 5년 동안 160억 원을 투입해 30개 장애인 거주시설을 개선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1년 차인 올해는 다인실을 개인 공간으로 바꾸고, 돌봄시설과 공용공간을 새롭게 구성하는 등 장애인 맞춤형 환경 조성에 주력했다.
이번에 개선된 4개 시설 중 3곳은 다인실을 1~2인실로 전환했으며, 1곳은 중고령 중증장애인을 위한 전담 돌봄시설로 개편됐다. 또한, 시설 방문객을 위한 게스트하우스도 마련돼 입소 장애인들이 가족과 더 오래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했다.
시에 따르면, 용산구 '영락애니아의 집'은 기존 4~5인실 생활실을 2~3인실로 개편하고, 가족들이 하룻밤 묵을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를 새로 조성했다. 시설 관계자는 "장애인들이 가족과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이 생겨 정서적 안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교남시냇가'는 중고령 중증장애인을 위한 맞춤형 돌봄시설로 탈바꿈했다. 침실에 안전손잡이와 비상호출장치를 설치하고, 의료용 침대와 목욕 보조도구 등 돌봄 장비를 갖추는 한편, 간호사와 조리원도 추가 배치했다.
서초구 '다니엘복지원'은 발달장애 아동·청소년을 위해 복도형 4인실 위주 생활관을 2인실과 1인실이 있는 거실과 주방 중심의 가정형 구조로 재편했다. 특히 화장실 7개를 설치해 행동이 다소 느린 발달장애 아동들이 아침 등교 준비에 불편을 겪지 않도록 했다.
1~2인실로 구성된 새 공간에서 거주 아동들은 "내 방을 꾸미고 물건을 보관할 수 있어 만족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서울시는 전했다.
중증장애인이 생활하는 도봉구 '인강원'은 5인실 중심의 복도형 5인 생활실을 1~2인실과 거실로 개편하는 공사를 진행 중이며, 이달 말 완공 예정이다.
서울시는 앞으로 5년 동안 복도형 구조를 가정형으로 전환하고, 다인실을 1~2인실로 바꾸는 작업을 지속할 계획이다. 또한, 중고령 중증장애인 전담 돌봄시설과 게스트하우스를 확대 설치해 장애인들이 안전하고 안정적인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정상훈 서울시 복지실장은 "1년 차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이번 사업이 장애인 거주시설 환경개선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장애인들의 주거환경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