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접근해 자신을 파병 미군, 유학생이라고 속인 뒤 돈을 뜯어낸 이른바 '로맨스 스캠(Romance Scam)' 국제 사기 조직원 12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 국제범죄수사계는 19일 피해자들로부터 약 14억 원을 뜯어낸 로맨스 스캠 국제 사기단 12명을 붙잡았다고 밝혔다. 이들 중 9명은 구속됐다. 범행은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총 68회에 걸쳐 이뤄졌다.
이들은 SNS를 이용해 피해자들에게 접근했고, 자신을 시리아에 파병된 미군, 유학생 등이라고 속였다. 이후 친분이 쌓이자 '동결된 은행 계좌를 해제할 비용이 필요하다', '금괴 배송비가 필요하다' 등의 핑계를 대며 금품을 요구했다.
프로필에 가짜 사진과 경력 등을 게재하고 피해자와 연락을 주고받으며 친분을 쌓았는데 국제연합(UN) 직원 등을 사칭하기도 했다. 이들은 "군의관으로 근무 중 UN과 우크라이나로부터 보상으로 받은 금괴를 보내려고 한다"는 식으로 돈을 요구했다.
경찰에 따르면 1억 원에 달하는 피해를 입은 피해자도 있었다. 피해자 A씨는 지난 3월 인스타그램을 통해 알게 된 '해외 근무 선박 조향사' 사칭 조직원으로부터 "짐을 보낼테니 통관비를 대신 납부해주면 변제하겠다"는 말을 듣고 17회에 걸쳐 1억 6500만 원을 송금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SNS를 통해 알게 된 사람이 금전을 요구할 경우 현혹되지 말고 경찰에 신고하거나 범죄 관련성을 확인해 줄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한편 로맨스스캠은 전기통신을 이용한 재산 범죄임에도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 내 전기통신 금융사기 범죄에 해당하지 않아 범행 계좌 지급정지 등의 임시조치를 할 수 없어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