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시공능력 평가 7위 중견 건설사인 신태양건설이 자금난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부도 처리됐다. 건설업계는 최근 경기 침체, 고금리, 정부의 규제 강화 등 복합적 요인이 겹치면서 지역 내 연쇄 도산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융결제원의 발표에 따르면, 신태양건설은 지난 14일 자로 당좌거래정지 처분을 받았다. 당좌거래정지는 기업이 발행한 수표나 어음이 결제되지 않아 금융기관의 거래가 중지된 상태를 의미한다.
이는 기업의 재정 상태가 심각한 위기 상황에 놓여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대한건설협회 부산시회 관계자는 "신태양건설의 자금난 소식은 업계에 이미 알려져 있었지만, 실제 부도는 지역 사회에 큰 충격"이라며, "지난 5월에도 자금난에 휘말렸던 적이 있어 일부 예견된 결과였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부산 건설업계는 수도권과 동일한 부동산 규제를 받고 있지만, 인구 감소와 악성 미분양 증가로 인해 현금 흐름이 막혀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부산 지역 건설업계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총 5곳의 건설사가 부도 처리됐으며, 올해에만 55곳이 폐업하거나 등록말소 처리된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 관계자는 "지역 내 중소 건설사들의 연체율이 증가하고 있어 잠재적인 도산 위험이 크다"며 경고했다. 이 관계자는 또한 "수도권 집값 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전국적 규제는 오히려 비수도권의 부동산 시장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았다"며, "정부는 지역 상황을 반영한 핀셋 조치와 한시적 세금 감면 등 맞춤형 정책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부산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잔액은 올해 9조 8천억 원으로 비수도권 중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으며, 이는 지역 연체율이 최고 22%에 이르렀다는 점에서 건설업계의 위기를 실감케 한다.
건설협회 관계자는 "부산에는 SOC 사업 등으로 긍정적인 요소도 있지만, 대형 업체 중심의 공사가 많아 지역 중견 및 중소 건설사에는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