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최초의 연합기구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창립 100주년을 맞아 지난 18일 이화여자대학교회에서 'NCCK 100주년 기념대회'를 열고 새로운 100년을 향한 연대와 협력을 다짐했다.
'손잡고 가는 우리, 함께'를 주제로 한 100주년 기념대회는 9개 회원교단과 5개 연합기관, 14개 지역협의회 대표자들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 된 고백으로 시작했다.
이어진 축하의 시간, 유인촌 문체부장관은 "교회협의회는 우리나라 최초의 에큐메니칼 연합기관으로서, 우리 국민들의 인권신장과 남북평화, 한국사회 격변기마다 어려운 이웃의 친구로 위로와 용기를 주었다"고 지난 100년의 활동을 돌아보면서, "앞으로도 국민화합과 국가발전에 큰 힘이 되어달라"고 당부했다.
7대 종단 협의단체인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최종수 대표회장도 "한 세기 전 생명과 평화, 정의를 기치로 시작된 교회협의회의 정신이 다음 100년에도 이어져 하나님의 뜻이 하늘에서처럼 이 땅에도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교회협의회는 이번 기념행사를 통해, 새로운 100년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교회협의회 김종생 총무는 "부활하신 예수께서 사회약자들이 모인 갈릴리를 선택해 그들과 함께 했듯이, 교회협의회의 지난 100년도 사회 약자와 함께 하기 위해 애써왔듯이, 다가오는 미래에 발견돼야 하는 교회협의회의 모습 역시 약자들과 함께 하는 것"이라고 새로운 100년을 향해 나아가는 교회협의회의 자리를 규정했다.
흥겨운 창작 판소리로 '갈릴리의 예수'를 마주한 뒤, 오늘날 우리시대 약자들의 소리를 듣는 시간을 가졌다.
지금도 역사적 폄훼를 받는 광주 5.18 민주화운동에서부터 세월호 참사, 이태원 참사, 쿠팡 과로사노동자 유가족들의 이야기가 이어졌다.
어느새 10년의 세월을 지낸 세월호 참사 유가족 박은희 씨(유예은 어머니)는 "교회 안에서만 하나님 찾지 말라"면서 "고난 한 가운데에서 위로하시는 하나님, 고난 가운데에서 울고 계신 하나님 만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태원 참사로 자녀를 잃은 최정주 씨(최유진 아버지)는 올해 4월부터 교회에 가기 시작했다면서, "NCC가 가난하고 소외되고 외로운 자 곁에 서 있었던 것을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하고, 앞으로의 100년도 소외되고 어려운 분들과 함께 하는 교회가 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전했다.
쿠팡 과로사 노동자 정슬기 씨의 아내 구은현 씨는 "불평등한 노동현실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힘을 합쳐야 한다"면서 "더 이상의 희생자가 나오지 않도록 이 쓴 뿌리를 함께 바꾸어나가자"고 강조했다.
교회협의회는 100주년 사회선언문 '한국교회의 경청과 응답'을 발표하고, 한국교회가 귀기울이며 마주해야 할 사회의제를 제시했다.
△신자유주의 세계화 △경제 부정의 △정치 양극화 △디지털 문명 △노동현실 △사회적 재난 △사회약자와 소수자 혐오 △폭력의 일상화 △이주민 △인구절벽 △성차별 △청년세대 △한반도 평화 △식민지 역사 청산 △기후위기 등 15가지 의제를 정의, 평화, 생명이라는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이 땅에 복구하기 위해 돌아보아야 하는 사회 의제로 선정했다.
교회협의회는 선언문에서 "한국사회는 성장과 개발을 목표로 치열하게 경쟁하고 생존해 왔지만, 서로 적대하고 배제하는 폭력과 죽임의 문화를 양산했다"면서 "이것이 한국교회가 경청하고 응답해야 할 자리"라고 밝혔다.
교회협의회 김종생 총무는 "손을 잡는 데에는 내 손만이 아니라 옆 사람의 손이 필요하다"면서 "혼자갈 수 없는 이 길을 함께 해준다면 앞으로의 100년도 외롭지 않을 것"이라며 한국교회 모두의 연대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