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대 울산시의회 후반기 의장 선거가 국민의힘 소속 후보 2명의 동시 사퇴로 다시 한번 미뤄지게 된 것과 관련해 야권이 반발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울산시당은 18일 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8대 울산시의회 후반기 의장 자리가 5개월 가까운 시간 동안 빈자리로 남아 있다"며 "이는 22석 가운데 20석을 독차지한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들의 자리다툼 때문이라는 사실은 시민을 더 부끄럽게 한다"고 비판했다.
울산시당은 "국민의힘 울산시당은 지난 6월의 후반기 의장 선출 파행으로 울산시민에게 사과한 바 있다"며 "그런데 5개월이 지난 지금 국민의힘 울산시당은 두 명의 시의장 후보 모두 사퇴한다는 자료를 냈고 오늘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어 "의장 선거를 놓고 깊어진 내부 갈등이 시민들을 위한 예산과 정책 집행 결정 과정에서도 나쁜 영향을 끼치지 않을 거라 어찌 장담할 수 있겠냐"면서 "국민의힘 울산시당은 곧장 의장을 선출해야 하며, 그것이 바로 무너진 울산시민의 자존심을 세우고 울산시의회를 정상화하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울산시의회는 지난 6월 의장 선거에서 이성룡 의원을 선출했으나 투표지 중복 기표 논란이 일었고, 이에 의장 후보였던 안수일 의원은 무효표를 주장하며 의장 선출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후 법원이 이를 인용하는 결정을 내리면서 의장 공백 상태가 5개월여 이어졌다.
이에 국민의힘 중앙당이 최근 의장 공백 사태를 수습하라는 지침을 울산시당에 내리면서 재선거 절차가 진행됐고, 내홍 끝에 이성룡·김기환 의원이 의장 후보로 등록했다.
그런데 의장 선거를 앞두고 대립각을 세우던 이 의원과 김 의원이 이날 오전 의회 사무처에 사퇴서를 제출하면서 울산시의회는 또다시 혼란에 빠지게 됐다.
두 후보가 사퇴하면서 이날 본회의에서 치러질 예정이던 의장 선거는 취소됐으며, 추후 의장 선거가 재개될 때까지 의장 직무대리 체제가 유지된다.
또 후반기 의장 선거는 안수일 의원이 울산시의회를 상대로 제기한 '의장 선출결의 무효확인' 소송 선고 이후인 내년 1월에 재추진하기로 결정돼 의장 공석 사태는 해를 넘길 전망이다.
이번 의장 후보 사퇴 결정에는 이성룡·김기환 의원의 같은 지역구인 울산 중구 박성민 국회의원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지난 15일 두 의원과 만나 내부 분열을 막기 위해 동시 사퇴를 제안했고, 의원들이 이를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울산시의회 독립성을 훼손하는 행태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