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 끝나고 방송 전 (임태훈이) 저를 제자로 받아달라고 얘기했지만…"
최근 화제를 모은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 요리계급전쟁(이하 흑백요리사)'에 백수저로 출연한 '중식 대가' 여경래 셰프가 '철가방 요리사' 임태훈 셰프와의 촬영 뒷얘기를 전했다.
지난 17일 방송된 MBC '심장을 울려라 강연자들'에서는 '이 길이 내 길일까?'라는 주제로 여경래의 강연이 이어졌다. 여경래는 이날 무대에 올라 자신의 인생 이야기와 더불어 흑백요리사 촬영 소감을 밝혔다.
이날 진행을 맡은 오은영이 "(임태훈과) 방송 이후에 만났느냐"는 질문에 여경래는 "방송 전에 저희 가게에 찾아왔다. 자신을 제자로 받아달라고 했다"고 떠올렸다.
그는 "당시 그 친구를 잘 모르니까 '제가 제자로 받아주기에는 당신을 잘 모르니 두고 보자'고 얘기하며 거리를 두긴 했다"고 웃었다.
이어 "알고 보니까 이 친구의 사람 됨됨이를 주변에서 칭찬하더라. 자신의 길을 개척해 나가는 걸 보고 이런 친구는 괜찮다고 생각했다"며 "일정이 맞지 않아 만나지 못했지만, 나중에 한가해지면 만나서 소주 한잔 하고 싶다"고 말했다.
앞서 여경래는 흑백요리사 출연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흑백요리사가) 그렇게 히트할 줄 몰랐다"며 "이럴 줄 알았으면 좀 더 정신 차려서 더 오래 갈 걸"이라고 농담했다.
그러면서 "올해 1월에 촬영했는데 24시간 밤을 꼬박 새웠다. 나이가 있다 보니까 떨어졌는데도 너무 좋다고 생각했다"며 "집에 가서 잘 수 있겠구나 생각했다"고 밝혔다.
흑백요리사 출연 배경에 대해선 "제작진 섭외 요청을 받았을 때 '이겨도 그만 져도 그만 아니냐'고 거절하려 했다"며 "생각해 보니 새로운 경험이니까 재밌을 것 같더라. 자신감도 있었는데 한 방에 갈 줄은 꿈에도 생각 못 했다"고 떠올렸다.
이어 "저도 사람인지라 (탈락하니) 창피하긴 했다. 빨리 그 자리에서 벗어나 집에 가고 싶었다"며 "그런데 인터넷 (응원) 댓글을 보면서 동방예의지국인 대한민국이 아직 살아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전했다.
그는 이날 임태훈과 깜짝 재회하기도 했다. 이날 진행을 맡은 오은영은 임태훈에게 제자로 받아달라고 요청한 상황을 다시 묻자 "중식 업계에 계시는 후배님들도 아시다시피 여경래 사부님은 정말 하늘 같은 존재"라며 "사부님으로 모시고 싶어서 얘기 드렸는데 좀 더 지켜보자고 (했다)"고 말끝을 흐렸다.
여경래는 "알고 보니까 이 친구 짱이더라"며 "주변 사람들의 칭찬이 자자하다 보니까 내가 친해지고 싶은 마음"이라고 웃었다.
그는 이날 강연에서 중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정에서 성장했다고 밝혔다. 또 어릴 때부터 중식 요리사가 아닌 화가나 만화가가 되고 싶어 할 정도로 미술을 좋아했지만, 가정 형편 때문에 꿈을 접고 중식 요리사의 길을 걷게 됐다는 사연을 전하기도 했다.
무대 뒤편에서 여경래의 강연을 들은 임태훈은 "정말 놀란 게, 지금까지 제가 왔던 길들을 사부님은 일찌감치 걷고 있었더라"며 "그림으로 음식을 표현하신 걸 보고 대단하다고 느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