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국의 대대장과 대대 정치지도원들을 평양에 소집한 자리에서 "현 주객관적 형세에서 전쟁준비완성은 단 하루도 미룰 수 없는 초미의 과제"라면서 "전쟁준비 완성에 총력을!"이라는 구호를 '전투구호'로 제시했다.
김 위원장은 연설에서 '전쟁' 37번, '전쟁준비' 7번 등 '전쟁'이라는 단어를 수없이 입에 올리며 핵 무력 중심의 국방력을 "한계 없이 강화"할 방침을 거듭 강조했다.
북한의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14일과 15일 평양에서 열린 '조선인민군 제4차 대대장 및 대대정치지도원 대회' 연설에서 전쟁준비 완성을 촉구하며 "핵 무력을 중추로 하는 국가의 자위력을 한계 없이, 만족 없이, 부단히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핵 무력 강화노선은 이미 우리에게 있어서 불가역적인 정책으로 된지 오래며 이제 남은 것은 지금 당장이라도 핵 무력이 전쟁억제의 사명과 제2의 사명을 수행할 수 있게 더욱 완벽한 가동태세를 갖추는 것 뿐"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 무력의 전쟁준비가 완성되는 시점이 우리 국가의 주권과 평안이 영구화되는 시점"이라며 "다시 강조하지만 우리 무장력에 있어서 제일 중요하고 사활적인 과업은 전쟁, 전쟁에 대처한 준비"이고 "이것이 바로 혁명무력본연의 사명이고 임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미국이 "한미동맹을 완전한 핵 동맹으로 변이시키고 미일한 3각 군사공조를 강화하는 방법으로 '아시아판 나토'를 서둘러 출범"시켰다면서 "미국주도의 군사동맹은 유럽과 아시아태평양지역을 포괄하는 보다 넓은 범위에로 확대되고 있으며 그 침략의 예봉"은 "우리 국가에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조선반도 안전 환경을 시시각각 미궁 속에 몰아넣는 평화와 안정의 파괴집단의 우두머리 미국의 더러운 정체성은 우리가 어떠한 전략적 선택으로써 우리의 적수들을 다스려야 하는가를 반복적으로 체감케 하고 있다"며 미국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런 발언은 원론적인 비판이지만 미국 대선이후 처음으로 김 위원장이 직접 미국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김 위원장은 아울러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미국과 서방이 우크라이나를 돌격대로 내세워 벌리고 있는 러시아와의 전쟁을 철두철미 실전경험을 늘이고 군사적 개입범위를 전 세계에로 확대하기 위한 전쟁으로 보아야 한다"고 강조하면서도, 러시아 파병사실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번 대대장 및 대대정치지도원대회는 지난 2014년 11월 3차 대회 이후 10년 만에 열렸다. 북한군에서 대대장은 우리의 대위 또는 소령에 해당되고 대대정치지도원은 대대 군인들의 사상교육을 책임진 정치장교다.
김 위원장이 10년 만에 일선 군 간부들을 평양으로 불러놓고 전쟁준비 촉구 등 전쟁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으나, 현재 진행 중인 우크라이나 전쟁과 한미일 군사안보협력 등을 거론하며 강한 피 포위 의식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