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행정부의 첫 '곳간지기'인 재무장관 인선을 놓고 뜨거운 물밑 경쟁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대선 승리의 '일등 공신'으로 꼽히는 머스크의 일부 행보가 '선을 넘었다'는 내부 불만을 사고 있다.
미 언론들은 현재 차기 재무장관으로 스콧 베센트와 하워드 러트릭의 2파전으로 보도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첫 재무장관 인선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안정적 접근을 원하는 사람들은 버센트를, 트럼프 강성 지지자 사이에서는 러트닉을 선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헤지펀드 '폴슨앤컴퍼니' 창립자인 존 폴슨이 스스로 내각에 합류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조지 소로스의 최측근이자 월가 억만장자인 스콧 베센트가 트럼기 2기 첫 재무장관에 가장 유력한 것으로 꼽혔다.
하지만 일론 머스크 CEO와 복지부장관으로 내정된 케네디가 러트릭을 공개적으로 지지 하면서 분위기가 미묘하게 변하고 있고, 정권인수팀 내부에서는 불만어린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머스크는 전날 엑스(X·옛 트위터)에 투자은행 '캔터 피츠제럴드'의 하워드 러트닉 최고경영자를 "실제로 변화를 이룰 수 있는 인물"이라고 평가한 반면 버센트에 대해서는 "늘 해오던 대로의 선택"(business-as-usual choice)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내부에서는 "트럼프 당선인이 아직 선택을 고민하고 있는 와중에 나온 머스크의 발언은 혼란을 부추길 수 있다"며 경계하고 나선 것이다.
일각에는 "대선 기간 동안 머스크의 재정적, 정치적 지원이 고마웠던 건 사실이지만 '공동 대통령' 같이 행동하는 건 문제가 있다"는 불만도 내놓고 있다.
이는 당선인이 인사 결정을 발표하기 전에 인선을 두고 '왈가왈부'하는 모습이 트럼프 당선인을 존중하지 않는 것으로 비칠 수도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가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의 '관세 인하 정책'을 칭찬한 것을 두고도 뒷말이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이 '관세 폭탄'이라고 불릴 정도의 강력한 관세 인상을 주장하고 있는 마당에, 면전에서 이런 발언을 하는 것은 '선을 넘었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7월 버틀러 유세에서 피격 당한 이후 트럼프에 대한 공개 지지와 함께 1억달러 이상을 후원한 머스크는 최근 트럼프 당선인으로부터 새로 꾸려질 '정부효율부'의 수장으로 내정된 바 있다.
머스크는 마러라고에 머물며 당선인이 일부 외국 정상과 통화할 때도 곁을 지켰고, 트럼프 손주들로부터는 아예 '삼촌'으로 불리고 있다.
전날에도 머스크는 트럼프 당선인과 함께 뉴욕 매디슨스퀘어가든에서 열린 종합격투기(UFC) 대회를 관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