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서 착취당했다"…中 대학생 칼부림에 25명 사상

중국 동부 이싱시 대학서 칼부림
피의자, 장시간 노동문제·임금체불 유서 남겨
중국서 사상자 다수 사건 잇따라

성도일보 캡처

중국 동부 장쑤성 이싱(宜興)시의 한 대학에서 열악한 노동 조건과 졸업 실패에 불만을 품은 대학생이 칼부림을 벌여 25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17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이싱시 공안국은 전날 "16일 오후 6시 30분 이싱 우시 공예직업기술학원에서 칼부림 사건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사상자는 사망 8명, 부상 17명이다.

이싱시 공안국은 피의자로 이곳 졸업생인 쉬모(21·남)씨를 지목했다. 공안국은 쉬씨가 시험에 불합격해 졸업장을 받지 못했고, 실습(인턴) 보수에 불만을 품고 학교로 돌아가 범행했다는 잠정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중국 소셜미디어에서는 쉬씨의 범행 현장이 담긴 영상이 공유됐다. 학교 기숙사 등 곳곳에 피가 묻어 있었고 여러 사람이 쓰러져있는 모습이 담겼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공안이 방패를 들고 학교로 들어가는 모습도 담겼다.

쉬씨는 임금 체불과 장시간 노동문제를 지적한 유서도 남겼던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에 유포된 유서를 보면 쉬씨는 "공장은 악의적으로 임금을 체불하고, 보험(사회보험)을 지급하지 않으며, 추가근무비를 주지 않고, 내게 벌금을 물리며 배상금은 주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공장 안 노동자들은 매일 죽기 살기로 2교대나 3교대를 도는데, 하루에 16시간 일하고 한 달에 하루도 쉬지 못한다"고도 했다.

쉬씨는 "내가 며칠 병가를 내니 부문 책임자는 '다른 사람은 고열에 코피를 흘리며 모두 일하는데 네가 무슨 핑계로 못 한다고 하느냐. 못 하겠으면 꺼져라'라고 했다"며 "나는 공장이 잔혹하게 노동자를 짜내고 착취하는 것을 봤다"고 썼다.

그러면서 "나는 노동자를 위해 목소리를 낸다"며 "나는 죽어도 다시는 짜냄과 착취당하고 싶지는 않고, 나의 죽음으로 노동법의 진보가 추동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그는 졸업장을 주지 않은 대학에 대해서도 "학교가 악의적으로 내 졸업장을 막아놓고 졸업시키지 않았는데, 모든 사람이 나를 괴롭힌다"며 "나는 내 치욕을 철저히 씻을 것이다. 나는 이 일을 폭로하려 한다"고 언급했다.

이 유서는 현재 중국 소셜미디어 등에서 찾아볼 수 없는 상태다. 쉬씨는 범행 직후 현장에서 검거됐으며 범행을 자백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중국에서는 다수의 사상자가 나오는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지난 11일에는 남부 광둥성 주하이시 체육센터에서 판모씨가 차량을 몰고 운동중이던 시민들에게 돌진해 35명이 숨지고 43명이 다쳤다.

지난달에는 베이징의 한 명문 초등학교 앞에서 흉기난동 사건이 발생해 학생 등 5명이 다쳤다. 지난 9월에는 상하이 대형마트에서 칼부림 사건이 발생해 3명이 사망하고 15명이 다치는 등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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