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눈치 봤나? 대만 TSMC 美 공장 완공식 취소

연합뉴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다음달 초 열릴 예정이었던 미국 공장의 완공식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반도체 업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눈치를 본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시보 등 대만언론은 15일 소식통을 인용해 TSMC가 최근 미국 애리조나 피닉스 1공장(P1) 완공식 초청 인사들에게 행사 취소를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TSMC의 이런 결정이 외국 기업의 미국 반도체 공장 건설 등과 관련한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과 관계있다고 귀띔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전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반도체 기업은 매우 부유하다. 그들은 우리 사업의 95%를 훔쳤고 지금 대만에 있다"면서 TSMC를 정조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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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다 트럼프 당선인은 바이든 행정부에서 지난 2022년 의회의 초당적 지지로 제정된 반도체법(Chips Act)에 대해 "정말 나쁘다"라며 폐지를 주장한 바 있다.

그는 외국 반도체 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반도체법을 없애는 대신 반도체에 높은 관세를 부과해 외국 기업들이 보조금 없이도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바이든 행정부는 반도체법 폐기 가능성에 대비해 TSMC와 글로벌파운드리 등 보조금 수령 대상인 기업들과 서둘러 협상을 마무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4월 TSMC에 애리조나주 반도체 공장 설립 보조금 66억 달러(약 9조 2천억원)와 저리 대출 50억 달러(약 6조 9천억원)를 지원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TSMC는 미국 공장 완공식을 예정대로 진행하는 것보다 트럼프 당선인이 내년 1월 20일 취임한 이후 관련 정책의 윤곽이 나온 뒤로 미루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서는 피닉스 공장 채용 과정에서 아시아계 직원을 선호해 차별 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전·현직 직원들의 집단소송 영향 등도 완공식 취소와 관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TSMC는 당초 애리조나 피닉스의 21팹(반도체 생산공장)의 P1 공장 완공식을 다음달 초 개최한 뒤 4㎚(나노미터·10억분의 1m) 기술을 채택한 12인치(305㎜) 웨이퍼의 정식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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