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명태균(54)씨에 대한 조사에서 김진태 강원도지사나 박완수 경남도지사 등 유력 정치인들과의 관계나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추궁한 것으로 확인됐다. 명씨의 구속영장 발부로 신병을 확보한 검찰은 향후 명씨와 연루된 정치인들에 대해서도 조사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15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창원지검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지난 8~9일 명씨를 상대로 조사하면서 명씨와 연루된 유력 정치인들과의 관계에 대해 한 명씩 이름을 거론하며 조사했다.
검찰이 직접 거론한 유력 정치인은 박완수 경남도지사와 김진태 강원도지사 등이다. 박 지사는 2022년 6월 지방선거 당시 명씨의 도움으로 공천을 받았다는 의혹이 있다. 박 지사는 명씨와 함께 2021년 8월 윤 대통령의 거처였던 아크로비스타를 방문하기도 했다.
김 지사 역시 명씨의 도움으로 공천을 받았다는 의혹이 있다. 당시 김 지사는 공천에서 컷오프됐었는데, 공천관리위원회가 다시 경선으로 방침을 바꾸는 과정에 명씨가 김건희 여사 등을 통해 개입했다는 의혹이다.
명씨는 2022년 4월 18일 강혜경씨와 통화에서 "김진태 그거 내가 살린 거야. 김진태가, A씨(명씨 지인으로 추정)이 갔는데 벌떡 일어나 손을 잡고 내 얘기하면서 그분이 내 생명의 은인이라고 손잡고 막 흔들더라"며 "나 어제 잠도 못 잤어. 김진태가 나보고 주무시면 안 돼요. 내가 막 사모님 그래 갖고 밤 12시 반에 내가 해결했잖아"라고 말하기도 했다.
박 지사와 김 지사 모두 당시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어, 경선을 통해 정당하게 공천을 받은 것이라는 입장이다. 명씨의 개입도 부인하고 있다.
검찰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상당히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명씨와 김 전 위원장 간 공천과 관련한 대화를 주고받은 내역을 일부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 전 위원장은 명씨와 공천 등과 관련해 대화를 주고 받은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밖에도 당시 보궐선거 공찬관리위원장이었던 윤상현 의원의 측근 함성득 경기대 교수나 선거 출마를 희망했던 지역 정치인들에 대해서도 명씨를 상대로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명씨는 2022년 4월 하순 지인 B씨와의 통화에서, B씨가 "사모님은 그 윤상현 의원한테 전화했지?"라고 묻자, 명씨는 "예"라며 "나중에 저녁에 함성득이 가서 막 난리를 치겠지. 자기 친구니까"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통화녹음에 나오는 '사모님'을 김건희 여사로 분석했다.
명씨의 신병을 확보한 검찰은 향후 수사를 확대하면서 명씨가 다른 공천에도 개입했는지 등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당시 당대표였던 이준석 의원이나 공천관리위원장이었던 윤상현 의원, 박완수·김진태 지사 등에 대한 참고인 조사 등도 불가피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