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제 불만 커질라'…中 최악 차량돌진 사건 수습 안간힘

11일 차량 돌진 사고가 발생한 중국 광둥성 주하이시 현장. 연합뉴스

78명의 사상자를 낸 주하이시 체육센터 차량돌진 사건으로 중국 사회가 들썩이고 있다. 이에 중국 당국은 동요하는 여론이 체제에 대한 불만으로 옮겨갈까 사건 수습에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중국 공안 당국에 따르면 지난 11일 저녁 광둥성 주하이시 소재 한 체육센터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난입해 운동하고 있던 시민들을 향해 돌진했다.

이 사건으로 모두 35명이 숨지고 43명이 다쳤다. 운전자 판모(62) 씨는 사건을 저지른 후 목 부위 등을 자해했으며 의식을 찾지 못해 구체적인 사건 조사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안 당국은 판씨가 이혼 후 재산 분할 결과에 불만을 가진 것을 이번 사건의 동기로 지목하고 있지만 그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만큼 어디까지나 추정에 불과하다.

이번 사건은 단일 묻지마 사건으로는 모두 37명이 사망한 지난 2014년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 칼부림 사건 이후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사건으로 기록됐다.

이에 중국 소셜미디어(SNS) 등에서는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동시에 무고한 사람을 죽인 판 씨를 사형시켜야 한다는 등 강한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대부분이다.

다만, 일부 게시글과 댓글에서는 대형 사건이 터졌는데도 거의 하루동안 제대로 사건 소식이 전해지지 않은 이유를 묻거나 공안 당국이 밝힌 범행 동기에 의문을 제기하는 글도 눈에 띈다.

외신들은 중국의 경기 침체와 부동산 위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묻지마 살인·폭력 사건이 잇따른 점에 주목하며 그동안 쌓여온 사회적 불만이 폭발해 이같은 범죄가 발생한 것으로 분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중국 당국이 시민 안전을 보호하는 데 실패했다고 여겨지면 당의 정통성은 침식될 수 있으며, 경제 전망이 불확실한 시기에 사회적 긴장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중국 당국은 최근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묻지마' 사건이 잇따르자 지난 10월 "무고한 대중에게 분노를 표출할 위험이 있는 자들을 솎아내라"는 지시를 내린 바 있다.

이번 사건 발생 뒤에도 특정 범죄 사건에 대해서는 이례적으로 시진핑 국가주석이 직접 나서 "위험의 원천적 예방과 통제를 강화하고 갈등과 분쟁을 제때 해결하며 극단적인 사건의 발생을 엄격히 방지하라"고 지시했다.

동시에 이번 사건과 관련한 검열도 강화되는 모양새다. SNS에서는 사건 관련 해시태그가 갑자기 사라지는가 하면, 사건 현장에서는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가져온 꽃다발과 촛불이 바로바로 치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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