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골만 앙상'' 서민 아파트 공사중단, 왜?

불공정 하도급 논란 S사 현금 챙기고 하청업체엔 어음 보내 임금체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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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공사가 시행하는 서울 마천2단지 아파트 공사가 한달 넘게 중단되고 있어 입주예정자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지난 25일 낮 서울 송파구 마천동 마천2단지 아파트 공사현장. 내년 12월 889세대가 입주하는 공사현장에는 일하는 근로자가 한 명도 없었다. 쉴 새 없이 자재를 실어 날라야 할 타워 크레인은 여름 땡볕에도 얼어붙은 듯 움직이지 않았다. 콘크리트 타설을 기다리는 철골은 시뻘겋게 녹슬고 있었다.

지난 10월부터 공사에 들어가 지금쯤이면 7,8개 층은 올라갔어야 할 건물은 겨우 지하층 골조공사를 마친 상태.

이처럼 공사가 전면중단된 것은 불공정 하도급 논란과 함께 근로자들의 임금이 체불됐기 때문이다. 마천2단지 공사는 시공능력평가 70위권의 중견건설업체인 S사가 SH공사로부터 최저가로 낙찰받아 전문건설업체인 C사에 하청을 주었다.

C사 주장에 따르면 SH공사가 하도급 업체 보호를 위해 하도급 대금을 자신들에게 직접 현금으로 지급했지만 S사가 이를 회수해간 뒤 어음으로 내려보내 주는 바람에 회사운영이 어려워지면서 근로자들의 임금도 체불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

여기에 S사가 올들어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어음할인마저 어려워져 결국 공사를 중단할 수 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C사 관계자는 "하청업체 입장에서는 다음 공사를 따내기 위해서는 시공사의 요구를 어쩔 수 없이 따라야 한다"며 "하지만 자기네들은 현금을 받아 챙기면서 하청업체에게는 120일이 넘는 어음을 대금의 90% 이상 지급하는 것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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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건설산업기본법상 시공사가 현금으로 공사대금을 지급받으면 하도급 업체에게도 현금으로 대금을 지급해야 한다. 발주처인 SH공사 관계자도 "(하도급업체에게) 현금직불한 기성고를 시공사가 회수해간 뒤 어음으로 대신 내려보내면 문제가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공사인 S사의 설명은 다르다. S사는 어음 지급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C사와 어음지급에 대해 사전합의했다고 주장했다.

S사 관계자는 "어음으로 하도급 대금을 지급한 것은 맞지만 기업운영상 불가피한 경우"라며 "하지만 C사도 하도급 대금의 75%를 어음으로 받는데 합의했다"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또 "SH공사부터 받은 대금보다 10억원이나 초과해 C사에 하도급 대금을 지급했다"며 "공사중단의 원인은 C사의 경영무능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문제는 공사중단이 장기화되면 시공사는 막대한 금융비용을 지불할 수 밖에 없고 그 부담은 입주자들에게 돌아올 수 있다는 점.

이에 따라 SH공사가 중재에 나서 체불된 임금을 조속히 지급하도록 한 뒤 다음달 초쯤 공사를 재개한다는 방침이지만 체불임금을 완전히 돌려받지 못한 근로자들의 반발이 여전해 공사 파행의 불씨는 남아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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