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금성호 침몰 엿새째…심해잠수사 투입 준비 시작

실종자 10명…해군 ROV 수색 중단
심해잠수사 투입 위해 바지선 고정 작업
수중 그물 제거한 뒤 선내 수색 예정

바지선 '퍼시픽오션호' 모습. 제주지방해양경찰청 제공

제주 금성호 침몰사고 실종자 10명을 찾기 위한 수색이 엿새째 진행되고 있다. 해군 수중무인탐사기(ROV) 수색이 중단되고 심해잠수사 투입을 위한 바지선 고정 작업이 시작됐다.
 
13일 제주지방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부터 심해잠수사 투입을 위한 바지선 고정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수심 90m 해저에 있는 선체 주변 네 곳에 닻을 내리는 방식이다. 
 
당초 이날 오전 고정 작업을 끝내려고 했으나 물결이 2m로 높아지고 있어 계획보다 늦어질 수 있다. 고정 작업이 완료되면 심해잠수사가 투입돼 수중에 떠있는 그물을 제거해나간다.
 
그물 안에 실종자가 있을 수 있어 조심스럽게 작업할 거라고 해경은 설명했다.
 
그물 길이가 1.2㎞, 폭이 100m로 커 그물을 완전히 제거하는데 일주일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주말부터 기상이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시일은 더 소요될 수도 있다. 
 
선단선 어군탐지기로 촬영한 침몰어선 사진. 사진 중간에 떠있는 지점이 그물, 하단이 어선으로 추정된다. 제주지방해양경찰청 제공

그물 제거가 끝나면 심해잠수사 9명이 2인 1조로 투입돼 선내 수색이 시작된다.
 
심해잠수사는 수중 엘리베이터인 '다이빙벨'을 타고 감압을 해가며 깊은 바다와 뭍을 오가며 작업하게 된다. 통상 감압 시간이 50~60분 정도로 실제 작업 시간은 20~30분가량이다.
 
다만 유속이 1노트(시간당 1852m)로 빨라지면 안전상 수중수색은 할 수 없다.
 
해군 수중무인탐사기(ROV) 수색은 지난 12일 밤을 끝으로 중단됐다. 해경은 해군, 업체 등과 협의한 결과 ROV로는 더는 실종자 발견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이같이 결정을 내렸다. 
 
다만 기상상황이 좋지 않으면 바지선이 철수하고 해군 ROV가 다시 투입될 수 있다.
 
해경 관계자는 "지금은 기상상황이 좋지만 다음 주 화요일(19일)까지 기상상황이 오락가락한 것으로 예보됐다. 날씨를 보면서 심해잠수사 투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바지선 '퍼시픽오션호'. 태평양해양산업 제공

앞서 지난 8일 오전 4시 31분쯤 제주시 한림읍 비양도 북서쪽 약 22㎞ 해상에서 부산선적 129t급 선망어선 135금성호가 침몰하고 있다는 인근 어선의 신고가 해경에 접수됐다.
 
사고 당시 어선에는 한국인 선원 16명과 인도네시아인 선원 11명 등 모두 27명이 타고 있었다. 사고 직후 같은 선단 어선에 의해 15명(한국인 6명·인도네시아인 9명)이 구조됐다.
 
다만 구조된 선원 중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된 한국인 선원 B씨 등 2명은 결국 사망 판정을 받았다. 연이은 실종자 시신 발견으로 사고로 숨진 선원은 모두 4명으로 늘었다. 
 
현재 남은 실종자는 10명으로, 선내 또는 선체 주변에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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