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생각한 게 오히려 잘못됐을 수도 있겠구나…"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시리즈를 연출한 황동혁 감독이 대마초 흡연으로 물의를 빚은 그룹 빅뱅 출신 탑(최승현) 캐스팅 논란에 직접 입장을 밝혔다.
지난 8월 1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오징어 게임' 시즌2 기자 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황동혁 감독과 싸이런픽쳐스 김지연 대표가 참석해 시즌2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이날 황동혁 감독은 최승현 캐스팅을 강행한 이유에 대해 "꽤 시간이 지났던 일이었고, 이미 선고가 내려졌고, 집행유예 기간도 끝났었다"며 "그쯤 시간이 지났으면 다시 일을 시작할 수 있는 시간이 되지 않았을까라는 판단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제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은 분들이 우려를 표현해 주셨고 해서 제가 생각한 게 오히려 좀 짧았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면서도 "그만큼 사실 검증도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최승현은 지난 2017년 대마초를 흡연한 혐의로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당시 의경으로 군 복무 중 혐의가 적발되면서 강제전역 조치, 남은 기간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 의무를 마쳐야 했다.
최승현은 이번 작품 출연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고 한다. 황 감독은 "본인이 열심히 해서 연기 영상도 보내주고, 리딩을 하면서 불안한 부분이 있었을 때 다시 한번 검증을 했을 때도 많은 노력과 재능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배우를 하던 시절 최승현 배우도 개인적으로 되게 눈여겨봤던 배우였다"며 "최승현 배우가 이 역할을 하는 건 많은 용기가 필요한 역할이다.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해서 내린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황 감독은 논란이 됐는데도 캐스팅을 번복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번복하거나 그러기에는 저 스스로 많은 과정을 그 배우와 지내왔기 때문"이라며 "저희가 왜 이 작품을 이 배우랑 해야만 했는지를 결과물로서 기자, 시청자 분들에게 보여주는 수밖에 없겠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왜 고집했는지 이해하지 못 하실 수도 있다. 아마 작품을 보시면 저희가 이 결정이 쉬운 결정이 아니었음을, 최승현 배우 본인도 이 작품을 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을 거라는 걸 이해하실 거로 생각한다"며 "작품이 나온 뒤 다시 한번 판단해 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황 감독은 캐스팅에 대한 루머도 해명했다. 그는 "많이 억울했다"며 "친분이나 누구 때문에 배우를 쓰지는 않는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그 역에 제가 생각하기에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배우를 캐스팅하고, 또 오디션을 통해서 발굴했다"며 "이번 작품에도 예외 없이 그런 원칙으로 배우를 뽑았다. 그래서 그것은 정말 엄청난 오해고 굉장히 억울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오징어 게임' 시즌2는 456억원의 상금이 걸린 서바이벌에 참여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를 가리기 위해서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다.
시즌2에서는 복수를 다짐하고 다시 돌아와 게임에 참가하는 성기훈(이정재)과 그를 맞이하는 프론트맨(이병헌)이 치열한 대결을 그릴 예정이다.
시즌2는 오는 12월 26일 공개되고, 시리즈의 마지막 이야기를 그린 시즌3은 내년에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