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9만달러 첫 돌파…'포모' 주의보

K증시 뛰어넘은 가상자산 시총
달리는 '트럼프 트레이드'…환율 1400원 돌파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연합뉴스

지난주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이후 '레드 스윕'(공화당의 상·하원 장악) 가능성까지 현실화되면서 '트럼프 트레이드'가 더 강하게 금융시장을 흔들고 있다. 특히 가상자산시장에선 트럼프 수혜 코인 등이 하루 새 50% 급등하는 등 패닉바잉(공포매수) 현상도 우려되고 있다.
   
반면 국내증시는 트럼프 발 교역조건 악화 우려에 가상자산시장으로의 자금 이동까지 악재로 겹치면서 2500선이 깨지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13일 미 외신들에 따르면 가상자산거래소 코인 메트릭스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일시적으로 9만36.17달러를 기록하며 처음 9만달러 선을 넘었다.

지난 11일까지만 해도 7만달러 후반에 머물렀던 비트코인 가격은 하루 만에 8만8천~8만9천달러 선까지 오르며 고점 경신을 거듭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운동을 도운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후원하는 도지코인도 전날 오후 6시 기준 24시간 전보다 51.38% 오른 0.428달러에 거래됐다.

개표가 진행 중인 미국 하원 선거에서도 공화당이 과반을 차지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레드 스윕' 현실화에 트럼프 트레이드가 더 힘을 받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가상자산시장에선 포모(FOMO·뒤처지는 공포)에 휩싸인 투자자들에 의한 패닉바잉 현상까지 겹친 것으로 보인다. 코인마켓캡이 추산하는 '가상자산 공포 및 탐욕 지수'는 전날 기준 87로, 지난 4월 이후 7개월여 만에 80선을 넘어 '극도의 탐욕' 구간에 진입했다.

반면 국내증시엔 먹구름이 가득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12일) 코스피는 전장보다 49.09p(1.94%) 하락한 2482.57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은 18.32(2.51%) 내린 710.52에 마감했다. 코스피 종가가 2500선 밑으로 내려간 건 지난 8월 5일 '블랙먼데이' 이후 3개월 만이다.
   
코스피시장에서만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306억원, 1095억원을 순매도했고, 국내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 주가가 5만3천원까지 떨어졌다. 지난 2020년 7월 10일(5만2700원) 이후 종가 기준으로 가장 낮은 가격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국내 수출기업이 타격을 받을 것이란 우려와 함께 가상자산시장으로의 자금 이탈 영향까지 더해지며 발목이 잡힌 모습이다.
   
트럼프 트레이드 현상이 강해지며 달러화 선점 움직임도 계속되고 있다. 이날 새벽 2시 서울 외환시장 야간거래에서 달러화 대비 환율은 전장보다 6.5원 오른 1407.8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미 전날 야간거래 종가가 1400원을 넘었지만 12일에도 상승세가 멈추지 않았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 소외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던 금융투자소득세 폐지가 유력해졌음에도 반등의 동력을 확보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며 "트럼프 당선이 국내 증시에 큰 호재가 되지 못할 것이란 불안감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 연구원은 "비트코인과 도지코인 등 가상자산 급등도 국내증시의 수급 여건을 취약하게 만들고 있다"며 "트럼프 당선 이후 가상자산 규제 완화와 비트코인의 전략자산 비축화, 연방거래위원장 교체 등 가상자산 친화 정책이 나올 것이란 기대감이 확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