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자존심이 한 번 더 꺾였다. 그 선봉장에는 작년 KBO리그에서 뛰었던 베네수엘라 우완 투수 마리오 산체스가 있었다.
산체스는 12일(한국 시간) 멕시코 나야리트주 테픽 콜로소 델 파시피코에서 열린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미국과 A조 조별리그 세 번째 경기에서 베네수엘라 선발 투수로 출전했다. 이날 산체스는 6이닝을 던지며 3피안타 10탈삼진 2실점으로 미국 타선을 틀어막았다.
활약 덕에 베네수엘라는 미국에 5 대 3 승리를 거뒀다. 2차전까지 모든 나라가 1승 1패를 기록하며 혼전 구도를 이뤘던 A조에서 베네수엘라는 2승 1패를 기록, 조 1위로 올라섰다. 반면 야구 종주국 미국은 1승 2패로 체면을 구겼다. 순위는 A조 최하위로 떨어졌다.
산체스는 출발부터 안정적이었다. 1회와 2회 미국 타자들을 상대로 출루를 허용하지 않았다. 연속 삼자범퇴였다. 3회에는 2사 1루 위기에 닥쳤지만 챈들러 심프슨을 우익수 플라이로 잡고 이닝을 마쳤다.
4회에는 살짝 흔들렸다. 팀이 1 대 0으로 앞선 상황, 미국에서 타격감이 가장 좋은 강타자 맷 쇼에게 좌월 솔로 담장을 맞고 동점을 허용했다. 하지만 다시 호흡을 가다듬었고 5회도 삼자범퇴로 막는 등 추가 점수를 내주지 않았다.
산체스는 6회초 송구 실책을 범하며 1사 3루 위기를 자초했다. 이어 쇼에게 희생타를 허용, 1점을 더 내줬다. 그러나 베네수엘라 타선이 6회말 공격에서 3점을 지원했고, 이후에는 큰 위기 없이 승리 투수가 됐다.
지난해 산체스는 KIA 타이거즈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합류해 12경기를 뛰었다. 성적은 4승 4패 평균자책점 5.94를 남겼다. 인상 깊은 활약을 하지는 못했고 올해는 대만 프로야구 퉁이 라이온스 유니폼을 입었다.
베네수엘라는 지난 1차전 멕시코전에서도 KBO리그 출신 투수 리카르도 핀토의 활약에 힘입어 승리를 거둔 바 있다. 2020시즌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서 뛰었던 핀토는 이날 5이닝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한편 같은 날 열린 파나마와 멕시코의 경기에서는 파나마가 멕시코를 3 대 2로 꺾었다. 프리미어12 A조에는 네덜란드, 멕시코, 미국, 베네수엘라, 푸에르토리코, 파나마가 속해 있다. 이 중 조 2위 안에 들어야 4강에 진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