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오는 14~21일 5박 8일 일정으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페루와 브라질을 각각 방문한다. 이번 다자회의 참석을 계기로 한일, 한미일, 한중 정상회담도 추진 중이다. 순방 일정 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의 회동 가능성에 대해선 "긴밀하게 소통 중"이라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12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윤 대통령의 순방 일정을 알리며 "다자 정상회의 외교 무대에서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 우리의 책임 외교를 구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순방에는 배우자 김건희 여사는 동행하지 않는다. 김 여사 대외 활동을 사실상 중단하는 대통령실 기조에 따라서다.
윤 대통령은 페루에 도착해 15일 오전 APEC 회원국과 비회원국이 참석하는 비공개 대화에 참석한다. 김 차장은 "이번 정상회의 첫 세션에서 각국 정상들은 포용적 경제 성장과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윤 대통령은 내년 의장국으로서 대한민국이 자유롭고 안정적인 무역 투자 환경 조성을 위한 논의에 앞장설 것을 천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찬으로 진행되는 ABAC(APEC 기업인 자문위원회)과의 대화 이후 CEO 서밋 인계식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한다. 같은 날 저녁엔 디나 볼루아르테 페루 대통령이 주최하는 정상 갈라 만찬에 함께할 예정이다.
16일엔 두 번째 세션으로 APEC 회원국 정상들이 참석하는 리트리트(비공개 자유토론)에 참석해 친목을 다진다.
정상회의 일정이 종료된 뒤 16일 오후부턴 윤 대통령의 페루 공식 방문 일정이 시작된다. 윤 대통령은 리마 대통령궁에서 개최되는 공식 환영식에 참석하고, 볼루아르테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며 별도의 방산 행사도 치를 예정이다.
페루는 우리나라와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맺은 유일한 중남미 국가로, 이번 방문을 통해 방산·인프라·교역 투자를 중심으로 양국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다음 날인 17일에는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브라질 리우로 이동한다. 윤 대통령의 G20 정상회의 참석은 2022년 발리, 지난해 뉴델리 정상회의에 이어 세 번째로, 윤 대통령인 첫날인 18일 올해 의장국인 브라질이 중점 성과로 추진 중인 글로벌 기아 빈곤 퇴치 연합 출범식에 참석한다.
윤 대통령은 이어 사회적 포용과 기아, 빈곤퇴치를 주제로 개최되는 제1세션에서 기아와 빈곤 퇴치에 대한 대한민국의 구체적인 기여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G20 정상회의 둘째 날인 19일엔 지속가능한 개발과 에너지 전환을 주제로 한 제3 세션에서 기후위기 극복과 청정에너지 전환을 위한 국제협력을 제안할 계획이다.
한중·한미일 정상회담 논의 중…尹-트럼프 회동 여부 "긴밀히 소통"
김 차장은 이번 순방에 대해 "다자 정상회의 외교무대에서 글로벌 중추국가로서 우리의 책임외교를 구현하고, 규범 기반 국제(질서) 수호를 위한 국제연대를 강화하며, 우리의 외교 지평과 실질 협력을 중남미로 확대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규범 기반의 국제질서'와 관련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협력에 대한 국제사회의 연대 필요성을 강조할 예정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 "미국의 신 행정부가 출범하려면 아직 시간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우크라이나와 기존에 해오던 협력관계에서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 계속 논의하는 상황"이라며 "우크라이나 특사단을 보내기 위한 준비는 마무리돼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APEC, G20 정상회의 기간 중 미국, 일본, 중국 등 주요국 정상과 개별 양자회담을 가질 계획이다. 이 고위 관계자는 "한일 회담의 경우 일본 정부가 우리에게 제안하게 돼 있는 차례인데, 그 논의가 이뤄지고 있고, 성사되도록 적극적으로 조율 중"이라며 "이밖에 한중, 한미일 정상회담도 함께 관련국들과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순방을 계기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의 회동 가능성에 대해선 "트럼프 당선인 측에서는 인선, 중요 국내정치 아젠다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는 거 같다"면서도 "긴밀하게 소통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가능성을 열어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