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된 후 연일 고점을 돌파하고 있는 비트코인이 9만달러 고지도 눈앞에 두고 있다. 가상자산 시장 거래량이 이미 국내 증시(코스피·코스닥) 거래량을 추월한 가운데 12일 코스피는 2500선도 깨진 채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49.09p(1.94%) 하락한 2482.57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은 18.32(2.51%) 내린 710.52에 마감했다. 코스피 종가가 2500선 밑으로 내려간 건 지난 8월 5일 '블랙먼데이' 이후 3개월 만에 처음이다.
국내증시의 침울한 분위기와는 반대로 코인마켓캡에서 비트코인 1개는 이날 오전 한 때 8만9517.98달러까지 오르며 9만달러 선을 넘봤고, 3시30분 현재 8만8642.34달러에 거래 중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운동을 도운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후원하는 도지코인은 24시간 전보다 45.89% 오른 0.40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특히 국내 5대 가상자산거래소의 지난 24시간 거래대금은 21조원을 훌쩍 넘기면서 이날 코스피(12조3698억원)와 코스닥(7조2807억원)시장 거래대금을 합한 규모를 뛰어넘었다.
개표가 진행 중인 미국 하원 선거에서도 공화당이 과반을 차지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레드 스윕' 현실화에 트럼프 트레이드가 더 힘을 받고 있는 모습이다.
전날 미국 증시에서 다우·S&P500·나스닥 등 3대 지수가 모두 상승 마감했고, 테슬라 주가는 9% 넘게 올랐다. JP모건, 뱅크오브아메리카, 모건스탠리 등 금융주들도 트럼프 취임 이후 규제완화 기대감에 상승세를 거듭하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 소외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던 금융투자소득세 폐지가 유력해졌음에도 반등의 동력을 확보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며 "트럼프 당선이 국내 증시에 큰 호재가 되지 못할 것이란 불안감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보편적 관세(10~20%)와 중국에 대한 고율 관세(60% 이상) 공약이 실행될 경우 수출의존도가 높은 국내 증시에 부정적인 충격이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한 연구원은 "비트코인과 도지코인 등 가상자산 급등도 국내증시의 수급 여건을 취약하게 만들고 있다"며 "트럼프 당선 이후 가상자산 규제 완화와 비트코인의 전략자산 비축화, 연방거래위원장 교체 등 가상자산 친화 정책이 나올 것이란 기대감이 확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