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준비대행업체들이 결혼예식에서 기본 제공 서비스에 해당되는 사진파일 구입과 드레스피팅, 메이크업 얼리스타트를 별도 항목으로 정해 예비부부들로부터 추가요금을 받아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8개 결혼준비대행업체의 이용약관을 심사해 이같이 결혼 과정에서 필수적인 서비스 요금을 따로 받도록 하거나 추가요금과 위약금 기준을 불명확하게 표시하는 등의 불공정 약관조항 6개 유형에 대해 시정했다고 12일 밝혔다.
'스·드·메'라 불리는 스튜디오 촬영, 드레스 대여, 메이크업 등의 서비스는 오늘날 예비부부들이 결혼 준비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이용하는 서비스이다.
하지만 예비부부들은 스·드·메 서비스를 묶어서 제공하는 결혼준비대행업체와 패키지 형태로 거래하게 되면서 개별 스·드·메 서비스 가격을 잘 모르는 소위 '깜깜이 계약'을 체결하게 되는 등 결혼에 있어서 비용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공정위는 이에 18개 결혼준비대행업체의 이용약관에 불공정 조항이 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게 됐다며 약관 심사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이번 약관 시정은 범정부 저출생 대책의 일환으로 추진된 가운데 지난 8월 조사 개시 이후 속도감 있게 진행됐다.
공정위는 우선 필수옵션을 기본제공 서비스에서 제외해 별도항목으로 구성한 조항에 대해 시정조치했다.
결혼준비대행업체들은 사진 파일(원본/수정본) 구입비, 드레스 피팅비, 메이크업 얼리스타트비를 별도 옵션 항목으로 설정해 추가요금을 받았다.
공정위는 이같은 항목은 기본 스·드·메 서비스와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거나 불가분의 관계에 있어 사실상 필수적인 서비스라고 지적했다.
특히 필수옵션이 소비자의 부담으로 전가되고, 소비자가 계약 전 전체 비용을 정확히 인지해 비교하기 어려워지며 결혼이라는 중요한 행사를 앞둔 소비자의 거래상 지위가 취약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이는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결혼준비대행업체들은 공정위의 이같은 지적에 위 3개 항목을 별도 항목에서 제외해 기본제공 서비스에 포함하는 것으로 약관을 시정했다.
옵션의 가격(추가요금) 및 위약금의 세부기준을 불명확하게 표시한 조항도 개선됐다.
추가요금이 부과되는 스·드·메 옵션 서비스의 개수는 2~30개에 달하지만 약관에는 이러한 옵션 가격의 대략적인 범위도 표시되어 있지 않았다.
위약금의 경우도 구체적인 위약금 기준에 대해서는 표시가 없다.
공정위는 장기간의 결혼 준비기간 중 일정을 변경하거나 거래를 취소해야 할 경우도 종종 발생해 위약금 관련 기준은 소비자에게 명확히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결혼준비대행업체들은 약관에 옵션 가격의 범위와 평균적인 위약금 기준을 명시하는 등 시정조치했다.
공정위는 계약 해지에 대한 과도한 위약금 부과 조항도 시정토록 했다.
업체들은 계약 해지 시에 실제 서비스 개시여부나 귀책사유 등을 고려하지 않고 계약금을 일체 반환하지 않도록 하거나, 법상 정해진 청약 철회 가능 기간보다 짧은 기간(3일 이내)에만 계약금 환불이 가능하도록 약관을 두고 있었다.
방문판매법은 웨딩박람회 등을 통해 계약 체결시 14일 이내 청약철회가 가능하도록 하고 있고, 할부거래법은 할부로 계약 체결시 7일 이내 청약을 철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공정위는 이같은 위약금 조항은 고객에게 부당하게 과중한 손해배상 의무를 부담시키는 조항으로서 무효인 약관이라고 지적했다.
이밖에 고객과 개별 스·드·메 업체 간 거래에 대해 모든 책임에서 결혼준비대행업체를 배제하는 부당한 면책조항과 결혼준비대행계약의 당사자 지위를 양도하지 못하도록 한 부당한 양도금지조항 등도 삭제, 또는 수정됐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는 매년 약 40만 명에 달하는 예비부부들이 스·드·메 분야에서 가장 크게 불편을 호소하는 부분에 대해 불공정·불합리한 거래관행 형성의 근간이 된 약관을 적극 시정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 시정된 약관의 이행여부를 점검하고, 표준약관 제정, 가격정보 공개 강화 등 결혼준비대행업 전반의 거래관행 개선에도 노력하겠다"고 밝혔다.